지난 11일, 경기 가평군 운악산에서 등산하던 7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긴급 출동한 헬기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는데요.
앞서 2일엔 설악산 대청봉 인근에서 60대 등산객이 발을 헛디뎌 2미터 아래 바위로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본격적인 가을 산행 철을 맞아 등산객이 늘면서 관련 사고 역시 잇따르고 있는데요.
특히 이맘땐 정상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단풍을 즐기기 위해 짧은 탐방로나 둘레길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산행 거리가 짧다고 안심해선 안 되는데요.
특히 산에서 내려올 때는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발밑을 살피며 균형까지 잡아야 해 몸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지훈/서울 은평소방서 현장대응단 구조대원 : "가을철에는 탐방객이 많고 낙엽이 바위나 등산로에 쌓이면서 발밑이 잘 보이지 않고 특히 비가 내린 뒤에는 낙엽 아래가 상당히 미끄러울 수 있습니다. 단풍을 구경하다가 주변 경관에 집중하면서 발을 헛디디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하산할 때는 이미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산길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위험 요소도 곳곳에 숨어 있는데요.
낙엽 아래 가려진 돌이나 나무뿌리, 그늘진 곳에 남아 있는 살얼음은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위험을 키웁니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이런 낙상 사고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김우섭/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 "내려갈 때는 자동차의 브레이크처럼 허벅지 앞쪽 근육들이 딱 잡아준다고 보시면 돼요. 올라갈 때보다는 어쨌든 내려올 때 체력이 많이 빠져 있다 보니까 발목에도 중심을 잡아주는 기능도 좀 떨어져 있고, 그런 상태에서 내려오시다가 젖은 낙엽이라든지 젖은 나무를 밟게 되면 발목을 접질리거나 골절이 된다든지 아니면 넘어지면서 손을 짚으면서 손목이 골절된다든지 이런 문제가 생길 수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단풍 구경 삼아 가볍게 나서는 산행이라도 기본적인 준비는 필요합니다.
슬리퍼나 밑창이 미끄러운 단화보다는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를 신는 게 좋은데요.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등산용 지팡이로 체중을 분산해 몸의 균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또, 이맘때 산속은 볕이 잘 들지 않는 데다 바람도 불어 생각보다 체감온도가 금방 떨어질 수 있는데요.
얇은 겉옷을 겹쳐 입고 따뜻한 물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박수호/국립속초등산학교 교육운영실장 : "내리막길에서는 보폭을 좁게 유지하고 무릎을 살짝 굽힌 상태에서 속도를 조절하며 천천히 내려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 사람과의 거리도 적절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특히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앞사람이 미끄러지거나 돌을 건드려 낙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충분한 간격을 두고 이동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하산길에서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하산 시간’인데요.
단풍을 감상하다 보면 예정보다 산행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가을 산속이 생각보다 빠르게 어두워진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산행 계획을 세울 때는 평소 자신의 산행 속도와 경험, 스마트폰 지도 앱의 예상 소요 시간을 참고하되 실제 하산 시간은 일몰 시각을 고려해 한두 시간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최지훈/서울 은평소방서 현장대응단 구조대원 : "특히 가을에는 해가 빨리 지고 기온도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물과 간식, 휴대용 조명, 보조 배터리, 보온 대책을 함께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산행 중에는 무리하지 말고, 체력이 떨어지거나 날씨가 갑자기 나빠질 경우에는 계획을 변경해서 안전하게 하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화려한 단풍에 시선을 빼앗기기 쉬운 가을 산행.
오를 때의 설렘에 취해 내려오는 길의 안전을 놓쳐선 안 됩니다.
단풍을 즐기는 순간에도 발밑을 살피는 것, 안전한 산행을 위한 기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