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들이 해변에서 다급히 밧줄을 끌어당깁니다.
밧줄을 멘 대원이 파도에 휩쓸린 여성에게 접근해 구조를 시도하는 건데요.
이날 바다에 빠진 두 명을 구조했지만, 이 가운데 한 명은 끝내 숨졌습니다.
이튿날 인근 해변에서도 70대 여성이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었는데요.
두 사고 모두 깊은 바다에서 물놀이하다 발생한 사고가 아닙니다.
해변에서 사진을 찍거나 바닷물에 발을 담그던 중 순식간에 파도에 휩쓸린 건데요.
바다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
바로 ‘너울성 파도’ 때문입니다.
너울성 파도는 먼바다에서 만들어진 강한 파도가 해안까지 밀려오는 현상인데요.
겉으로 보기엔 평온해 보여도, 해안에 가까워질수록 파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큰 힘을 만들어냅니다.
이 때문에 날씨가 맑고 바람이 약한 날에도 갑자기 높은 파도가 덮칠 수 있는데요.
[김원보/강원지방기상청 주무관 : "일반적인 파도는 바람의 영향으로 파도가 거칠고 불규칙하게 보이는 반면, 너울은 둥글고 완만하게 보입니다. 또 파도가 도달한 다음, 다음 파도가 오는 시간인 주기가 긴 파도가 해안까지 밀려 들어오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잔잔해 보여도 갑자기 큰 파도가 밀려와 위험성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특히 동해안은 다른 해안보다 너울성 파도의 위력이 더 크게 나타나는 곳입니다.
섬처럼 먼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가로막아 줄 지형이 적어, 너울이 강한 힘을 유지한 채 해안까지 그대로 밀려오기 때문인데요.
게다가 해안 가까이에서도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지형이 많아 파도에 중심을 잃는 순간 스스로 빠져나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백승웅/동해지방해양경찰청 해양안전계 경위 : "동해안은 먼바다에서 발생한 너울이 직접 해안으로 유입되기 쉽고 해안가 가까이에서 수심이 급변하는 지형이 많아 너울성 파도가 더욱 자주 발생하며 해안가에는 관광객이나 낚시객 등이 즐겨 찾는 명소가 많아 너울성 파도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으로 너울성 파도에 의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해안가에서는 언제나 파도와 충분한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한데요.
특히 방파제와 테트라포드, 갯바위처럼 파도가 직접 부딪히는 곳은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너울성 파도는 백사장 깊숙한 곳은 물론, 해안도로까지도 순식간에 밀려올 수 있기 때문인데요.
[백승웅/동해지방해양경찰청 해양안전계 경위 : "너울성 파도는 육안만으로는 안전을 판단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기상청의 너울성 파도 예보나 지자체에서 발송하는 안전 안내문자, 안내 방송 등을 잘 확인하고 너울성 파도 예보를 인지하였을 때는 신속히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해변에서 사진을 찍거나 바닷가를 걷다가 갑자기 너울성 파도에 휩쓸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황해 해안가를 향해 무리하게 헤엄치지 않는 것입니다.
파도에 맞서다 체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노승용/속초해양경찰서 낙산파출소 경위 : "너울성 파도의 경우에는 파도가 높기 때문에 육지로 급하게 헤엄쳐서 나오려고 하는 경우 체력 소진이 빨리 됩니다. 그럴 경우에는 자칫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양팔을 자연스럽게 벌리시고 턱은 하늘을 보며 등을 바다에 대고 구조대원을 기다리시면 되겠습니다."]
푸른 바다가 주는 즐거움은 안전이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사진 한 장을 찍는 짧은 순간에도 너울은 예고 없이 밀려올 수 있는데요.
바다에서는 잔잔해 보이는 파도를 믿기보다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