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봄철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하교 뒤 68.6% 집중

2026.03.06 (13:56)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어린이들의 발걸음도 부쩍 가벼워졌습니다.

 

하지만 등하굣길과 학원으로 향하는 이 평범한 일상 속엔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를 위험이 늘 공존하는데요.

 

매일 건너는 건널목, 늘 다니던 아파트 단지 안에서의 익숙함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도로교통공단의 통계를 보면,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는 날이 풀리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봄철’에 가장 많았는데요.

 

특히 하교하고 학원을 오가는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 사이, 전체 사고의 68%가 집중됐습니다.

 

[이윤호/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 "등교 시간에는 많은 분들께서 나와서 어린이 통학을 위해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시고요. 시간은 30분 정도 이내에 다 끝나거든요. 그에 비해서 하교 시간은 학년별로 1시 정도 이후부터 오후 한 4시까지 분산돼서 하교하게 되고 또 이후에 학원에 간다든지 또는 다시 귀가한다든지 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 빈도가 굉장히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의 대표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불법 주정차’ 차량인데요.

 

한 보험사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차량과 보행자 간 사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주정차 된 차량으로 인한 운전자 시야 가림'이 37.9%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렇게 시야가 가려지면서 난 사고 피해자의 대부분은 만 12세 이하 어린이였는데요.

 

[임채홍/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불법 주정차 차량이 늘어선 도로에서 운전자는 마치 눈을 가리고 운전하는 것과 같은 위험을 초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서행하면서 그 사이 사이로 보행자가 나올 수 있다고 항상 긴장하고 운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어린이들은 시야각이 좁고, 한곳에 집중하면 주변 상황을 동시에 살피기 어렵습니다.

 

길 건너 친구를 발견하거나, 학원 시간에 쫓겨 서두르는 순간 차량이나 신호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허억/가천대 안전교육연수원장·어린이교통안전연구소장 : "어린이는 행동 특성상 항상 조급합니다. 뛰려는 특성이 있죠. 그래서 우리 아이에게 ‘야, 빨리 해. 빨리’하면 그 조급성을 부추기게 됩니다. 또 내가 관심 갖는 것에 몰두하면 주변에 위험이 있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합니다. 내가 찻길로 뛰어들면 ‘저 차는 나를 보고 멈춰줄 거야’ 차 뒤에서 놀면 ‘내가 노는 걸 알 거야’ 이런 특성 때문에 사고율이 높습니다."]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에게 길을 건너기 전‘일단 멈추는 습관’을 반복해 가르쳐줄 필요가 있습니다.

 

차가 완전히 멈췄는지 확인한 뒤 운전자와 눈을 맞추고, 건너는 동안에도 주변을 살피는 연습이 중요한데요.

 

특히 주정차 된 차량 사이를 지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주고, 미리 안전한 길과 피해야 할 길을 짚어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운전자 역시, 학생들의 이동이 많은 곳에선 주변을 더 꼼꼼히 살피는 방어 운전이 필수인데요.

 

[이윤호/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 "가로변에 불법 주정차 (차량이) 있는 경우엔 (운전자는 차를) 조금 중앙선 쪽으로 이동해서 서행하셔야 하고요. 보통 아이들이 튀어나왔을 때 운전자가 발견해서 브레이크를 밟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보통 1초 내외 정도 걸리거든요. 그러면 30km (속도)로 주행하더라도 보통 차량이 (멈추는 데까지) 6~8미터 정도를 이동하는 게 되거든요. 훨씬 더 감속해서 운행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나타나는 거고요."]

 

단속카메라와 속도 제한보다 더 중요한 건 어른들의 세심한 배려입니다.

 

익숙한 길일수록 한 번 더 멈추고, 한 번 더 살피는 여유.

 

이 작은 차이가 어린이들의 소중한 일상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