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톡톡

꽁꽁 얼어붙은 도로 위의 암살자 '블랙아이스' 눈길보다 더 미끄럽다!

2025.12.19 (10:53)

KBS LIFE <재난안전119> (25.12.15.) [안전톡톡] 코너에서는 한국안전전문가협회 이송규 회장이 출연해 블랙아이스의 위험성과대처법을 집중 소개합니다. 블랙아이스는 검은 아스팔트 위에 1mm 이하로 얇게 덮여 운전자가 식별하기 어려우며, 눈이 쌓인 도로보다 평균 5배 정도 더 미끄러워 대형 연쇄 추돌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교량이나 터널 출구 등은 결빙 취약 지점으로 위험도가 높으며, 겨울철 안개나 해무는 시야를 급격히 좁혀 평상시 대비 사고 위험을 2~4배까지 증가시킵니다.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운전자가 속도를 감속하고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서행 운전을 습관화하며, 위험 구간에 열선 설치나 안개 특보 신설 같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1. 폭설 상황에서 발생한 도로 위 위험과 대처

 

1.1. 수도권 폭설로 인한 교통마비(2025.12.5.)

 

폭설이 내린 상황에서 수도권 일대의 도로가 마비되어 차량들이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 섰으며, 사고 처리를 위한 견인차마저 길 한복판에서 발이 묶이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제설이 이뤄지지 않아 도로 위가 미끄러웠으며, 제설차들 역시 갇히는 바람에 제설 작업이 원활하지 못하였다. 평택에서 서울까지 퇴근하는 데에만 8시간이 걸리기도 했으며, 버스 승객들이 결국 차에서 내려 엉덩이로 미끄럼을 타듯 언덕을 내려가거나 도로와 터널을 걸어 탈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1.2. 긴급 출동 및 사고 접수 건수 폭증

 

폭설이 내린 당일 하루 동안 주요 보험사 네 곳(현대, 삼성, KB, 메리츠)에 접수된 긴급 출동 건수는 7만 2천여 건에 달하며, 사고 건수는 2만 3천여 건에 달하는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2만 3천 건이라는 접수 건수는 전년도 일평균 보험 건수보다 2배 이상 더 많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평소 눈이 오더라도 만 건을 넘는 수준이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접수된 사고 신고는 4천여 건에 달했는데, 그중 교통 불편 신고가 1천 건이 넘었고, 제설 요청, 교통사고 83건 등이 접수되었다.

 

1.3. 차량 방치 시 안전 행동 지침

 

도로 정체 자체보다도 차 안에 장기간 머무르는 사람들에게 더 위급하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 도로에서 탈출해야 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걸어 이동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지거나 다른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차를 놔두고 탈출해야 할 상황이라면, 일단 119에 연락하여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걸어 나와도 괜찮은지 확인하여 대응 방법을 안내받아야 한다. 또한, 차량을 갓길에 세워 놓거나 열쇠를 꽂아 두어야 119가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다. 차량을 놔두고 갔을 때 다른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보험사에 전화하여 상황을 알리고 차를 놔두고 가도 되는지 확인하는 절차적인 방법을 거쳐야 보험 혜택을 받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2. 블랙아이스의 정의와 위험성

 

2.1. 블랙아이스의 형성 원리와 특징

 

블랙아이스는 우리가 흔히 아는 아이스 링크처럼 매우 미끄러운 빙판길을 말하는데, '블랙처럼 보이는 아이스'이기 때문에 블랙아이스라고 불린다. 얼음이 비닐처럼 얇아 1mm 이하로 도로를 덮고 있으며, 검은색 아스팔트 위에 얇은 얼음이 덮여 있어 검게 보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얼음임을 인지하기 어렵다.

 

블랙아이스가 생긴 도로는 눈이 쌓인 도로보다 3~6배가 더 미끄럽다고 하며, 평균적으로는 5배 정도 더 미끄러운 수준이다. 눈길보다 블랙아이스가 더 미끄러운 이유는, 눈에는 입자가 있어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나며 약간의 마찰력이 있지만, 빙판인 블랙아이스는 마찰력이 거의 없기에 미끄럽다. 블랙아이스는 운전자가 보기에는 평상시 도로와 같거나 물처럼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반짝거리는 현상은 얼음에 의해 반사되는 것이므로 함정임을 인지해야 한다.

 

2.2. 블랙아이스 사고 발생 시 대형 사고 위험

 

도로에 살얼음(블랙아이스)이 생기면 연쇄 추돌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다. 실제 사고 사례에서는 승용차가 정지하자 뒤따르던 차량들이 잇따라 미끄러지면서 53대가 연쇄 추돌하거나, 1톤 화물차가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다른 화물차와 부딪치고 뒤따르던 차량 12대가 연쇄 추돌하여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대규모 사고가 보고되었다. 추돌 사고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때 맨 앞차는 보통 추돌이 없었다면 혼자 미끄러졌거나 돌았던 경우이며, 이는 타이어 마모 상태가 좋지 않거나 운전자의 부주의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3. 블랙아이스 관련 통계 및 사고 예방의 중요성

 

3.1. 블랙아이스 도로의 사고율 및 사망률

 

블랙아이스가 발생한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는 일반 도로보다 많으며, 수치상으로는 약 2배 정도 더 많다. 특히 눈이 쌓여 있는 적설 도로보다도 사고 건수가 1.8배 더 많다. 블랙아이스 관련 사고의 사망자 수는 일반 도로보다 3.7배가 더 많아 매우 위험한 상황들이 발생한다. 결빙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치사율은 3.3%로, 적설 도로의 1.6%보다 약 2배가 더 높으며, 이는 이미 사고가 났다면 사망 확률이 2배 더 높다는 의미로 블랙아이스 도로가 매우 위험함을 시사한다.

 

3.2. 안전 의식과 서행 운전의 필수

 

블랙아이스 도로에서는 앞차에 문제가 생겨 브레이크를 밟아야겠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며, 차량 제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블랙아이스가 예상되는 아침 도로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안전 운전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시속 80km로 갈 길을 40~50km, 심지어 20km로  천천히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이는 해봐야 5~10분 정도의 시간 차이이기 때문에, 서행 운전과 안전 운전이 안전을 보장하는 최상의 방법이다. 습관화된 안전 의식이야말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요소이다.

 

 

4. 겨울철 안개 및 해무의 형성 원인과 위험성

 

4.1. 안개 형성의 원리

 

겨울철에 도로에 안개가 잘 생기는 이유는 일반적인 기온 조건과 반대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는 지표면 온도가 높아 주변 공기가 따뜻하며 대류 현상이 위로 올라가지만, 겨울철에는 갑자기 도로 위의 온도가 위에 있는 온도보다 더 차가워지기 때문에 따뜻한 공기가 올라가지 못하고 중간에 성해가 끼면서 안개가 형성된다. 이는 겨울철 히터를 틀었을 때 유리창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4.2. 해무의 위험성

 

바다 옆에 생기는 해무는 일반 안개보다 온도차가 더 심하여 안개가 더 짙으며, 찬 공기 위에 따뜻한 공기가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다. 해무가 심한 외국 사례에서는 손을 뻗었을 때 손가락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가 극도로 제한될 수 있다. 안개나 해무로 인해 시야가 급격히 좁아지는 날에는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평상시 대비 2~3배 높아진다. 특히 고속도로에 한정했을 경우에는 사고 위험이 4배까지 더 증가하며, 서해안과 같은 해무 지역에서는 이 위험도가 더욱 높다고 판단된다. 안개 상황에서 사망이나 중상 비율은 약 2배 정도 더 증가한다. 10년 전 인천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106중 연쇄 추돌 사고 역시 짙은 안개 속에서 차선을 바꾸던 버스와 승용차가 부딪치면서 시작되었으며, 해무로 인한 시야 제한이 사고의 원인 중 하나였다. 해무는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특히 바닷가나 산악 지역 운전 시 주의가 필요하다.

 

 

5. 위험 구역 및 운전 시 주의 사항

 

5.1. 결빙 및 안개 취약 지점

 

블랙아이스나 안개가 많이 끼어 위험한 구역은 교량(다리), 고가차도, 터널 입구와 출구, 응달진 도로, 산악 지대 도로, 바닷가나 호수 옆 도로이다. 물이 있는 곳은 공기와 온도차가 심해 블랙아이스가 형성되기 쉽다.

 

특히 다리 위는 블랙아이스가 더 심하게 생기는데, 이는 다리 밑으로 찬 공기가 지나가면서 찬 공기가 다리 위에 직접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영종대교와 같은 대교 위는 땅 도로와 달리 지열이 없어 바람이 불면 바로 얼어버리는 블랙아이스가 생성되는 위험 구역이다.

 

또한 안개나 블랙아이스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곳 중 70% 이상이 터널 출구라고 알려져 있다. 터널 안에 있을 때는 결빙이 없으므로 무방비 상태로 주행하다가, 출구를 나가는 순간 얼음이 도사리고 있어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5.2. 고위험 상황에서의 운전 요령

 

감속 운전: 속도를 50% 감속해야 하며, 안전거리는 2배 이상 확보해야 한다.

 

비상등 사용: 안개가 갑자기 발생했을 때 비상등을 켜야 뒤차에게 상황을 알릴 수 있으나, 비상등을 장시간 계속 켜고 있으면 뒤차나 옆차가 위험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므로, 간헐적으로 점등하여 비상 상황임을 인지시켜야 한다.

 

시야 확보: 시야가 잘 안 보일 때는 차선으로는 확인이 어려우므로, 중앙 분리대나 가드레일을 보고 내 차량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마트 기능 지양: 비나 눈, 안개, 성에 등이 많이 꼈을 때는 센서에 오류가 발생하거나 센서가 성에 등에 덮여 작동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스마트 주행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6. 미끄러짐 대처 및 안전 관리

 

6.1. 차량 미끄러짐 시 대처 방법 (핸들 조작)

 

차량이 미끄러질 경우, 운전자는 습관적으로 미끄러지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려 하지만, 이는 절대 안 된다. 타이어는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회전했을 때 제동이 잘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돌려서 타이어 제어를 시도해야 한다. 반대 방향으로 꺾으면 직각이 되어 스키드 현상이 발생하고 제어가 전혀 되지 않아 더 미끄러져 버린다.

 

6.2. 평소 차량 점검 사항

 

타이어: 겨울용 타이어로 바꾸거나, 평소 타이어의 마모 상태를 확인해야 하며, 교환 기준에 맞춰 교체하는 것이 안전을 보장하는 방법이다. 화물 차량의 경우 재생 타이어를 사용하기도 하나, 안전을 위해 타이어 교체는 투자 비용으로 생각하고 빨리 교체하는 것이 좋다.

 

브레이크: 아무리 타이어 상태가 좋아도 브레이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안 되므로 점검이 필수이다.

 

와이퍼 및 워셔액: 안개나 성에 때문에 시야가 가려질 경우를 대비하여 와이퍼의 작동 상태와 워셔액 점검이 필요하다.

 

배터리 및 공기압: 기본적인 배터리 점검을 해야 하며, 타이어 공기압 역시 너무 많거나 적지 않도록 적정한 공기압을 유지해야 접지면을 확보하여 미끄러짐을 방지할 수 있다.

 

6.3. 도로 상황 정보 확인

 

운전자가 운행 구간에 대한 안전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내비게이션은 실시간으로 음성 안내와 지도상의 정보를 제공하며, 몇 미터 전방에 안개가 끼고 있는지 등을 통계적으로 안내하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도로 상단의 전광판 표시 역시 현재 구간 및 앞으로의 구간에 대한 안전 주의 사항을 안내하므로 이를 활용해야 한다.

 

 

7. 제도적 보완 필요성

 

7.1. 재난 문자 유형의 이해

 

재난 문자는 중요도에 따라 위급 재난 문자, 긴급 재난 문자, 안전 안내 문자 세 종류로 나뉜다. 위급 재난 문자는 전쟁 상황(경계경보, 공습경보)과 같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며 소리가 매우 크다. 긴급 재난 문자는 극한 호우, 미세먼지, 심한 안개 등 갑자기 발생한 긴급 상황을 알리며, 안전 안내 문자는 운전이나 여행 시 확인이 필요한 일반적인 안전 정보이다. 문자 상단에 어떤 유형의 문자인지 표시되므로 이를 확인하여 위험도를 파악해야 한다.

 

7.2. 안전 확보를 위한 제도적 제안

 

열선 설치 제안: 모든 도로에 열선을 설치할 필요는 없지만, 영종대교와 같이 겨울철 고위험 구간으로 분류되는 구간 등 고위험 요인별 지점만이라도 전기 열선을 설치하여 결빙을 막는 것이 대형 추돌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특보 제정: 현행 기상 특보에 없는 안개 특보나 블랙아이스 특보를 신설하여 국민에게 위험 상황을 미리 알릴 필요가 있다. 

 

선제적 안전 관리: 일기예보를 통해 안개가 많이 끼거나 결빙이 예상되는 위험 구간에 대해 미리 안전 요원이 나가 안전 관리를 선제적으로 수행하는 제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도로 보완: 전기차는 일반 차량보다 중량이 약 20% 더 무거워 도로 마모량이 훨씬 많아지므로, 이에 따른 도로 보완 및 관리가 필요하다.

 

 

8. 30초 안전 챌린지

 

[겨울철 교통사고 예방 꿀팁]

1. 자신의 차량이 얼마나 안전한지 미리 점검하여 확인해야 한다.

 

2. 오늘 자신이 갈 지역의 날씨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3. 현재 도로 상황이 어떤지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날씨가 안 좋은 곳에서 차량을 운전하려면 위 사항들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 모든 사항을 확인 후,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안전 운전 습관이며, 방어 운전을 통해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결국 운전자의 안전 운전이 곧 가정의 행복을 보장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