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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도대체 왜? 리튬배터리 국가자원도 위협

2025.10.17 (11:01)

KBSLIFE <재난안전119> (2025.10.1.) [안전토크]코너에서는 KBS 재난방송전문위원인 이영주 경일대 교수가 출연해,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의 위험성을 분석하고,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례를 통해 그 심각성을 일깨웁니다. 특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내구연한을 넘긴 리튬 이온 배터리의 이설 작업 중 안전 조치 미흡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합니다. 배터리의 열폭주 특성과 서버 손상 우려로 인해 진화에 22시간이 걸렸으며, 647개 정부 시스템 중단으로 국가 행정 마비와 심각한 국민 불편을 초래했습니다. 해당 사고를 국가 시설 관리의 구조적 한계와 안전 불감증의 결과로 보며, 초연결 시대의 경제 손실을 막기 위해 액티브-액티브 방식의 완벽한 시스템 이중화와 기능의 공간적 분리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리튬 배터리 화재는 겉불 진화 후 수조에 담아 완전히 냉각시켜 재발화를 막는 체계적인 초동 대응이 필수적임을 말하며, 국가 핵심 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근본적인 재난 대비 혁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1.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발생

 

1.1. 사건 개요 및 초기 상황

 

[사건 개요]

9월 26일 저녁 8시 20분경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불길은 서버와 약 60cm 떨어진 곳에 층층이 쌓여 있던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시작되었으며, 해당 배터리는 정전 등의 상황에 대비하여 설치해 놓은 무정전 장치(UPS)였다. 

 

[사건 전개]

화재 발생 당시 작업자 13명이 배터리를 지하로 옮기기 위해 서버와 분리하는 작업 중이었다. 작업자들은 전원을 차단하고 케이블을 단자대에서 분리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불꽃이 튀었다고 진술했으며, 화재로 인해 작업자 한 명이 화상을 입고, 전산실 내에 있던 배터리 팩 380여 개와 서버 대부분이 소실되었다. 정부는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전체 서버의 전원을 차단했으며, 이로 인해 관리원에서 관리하는 647개의 정부 전산 시스템이 모두 가동 중단되었다.

 

1.2. 화재 진압 장기화의 원인

 

불이 완전히 꺼지는 데까지 총 22시간이 걸렸으며, 겉으로 보이는 불꽃이나 화재 확산이 없는 상태인 초진까지도 10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화재 및 장소의 특수성]

일반적인 화재와 달리 특수한 기기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화세가 매우 강해 단순히 물로 끄는 데 적응성의 한계가 있었으며, 화재 당시 전산실 내부 온도가 160도까지 올라가 소방대원들의 진입 자체가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또한, 같은 공간인 전산실 내부에 시스템 서버들이 같이 있었기 때문에 물을 적극적으로 뿌릴 경우 서버들이 수손피해를 입어 손상될 수 있어 진압이 어려웠다.

 

[재발화 현상]

화재 진압 시도 과정에서 배터리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열폭주가 일어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불이 붙는 재발화 현상이 두세 번 정도 반복되었다. 초진 이후 재발화 우려를 막기 위해 끈 상태에서 배터리들을 분리하여 바깥으로 내놓고 수조에 담가서 완전하게 식을 때까지 냉각시키는 과정이 필요했으며, 이 조치까지 포함하여 총 22시간이 소요되었다.

 

 

2. 국가 행정 마비 및 복구 현황

 

[관리원 시스템의 중요성]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국가 행정의 주요 정보와 이를 이용한 약 1,600여 개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이 가장 많이 쓰는 무인 민원 발급 서비스부터 시작해 우체국 금융 및 물류, 공무원들의 행정 결제 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가 손상을 입고 가동이 중단되었다.

 

[복구 상황 및 예상 기간]

화재 발생 6일째 기준으로 전체 복구율은 약 15% 내외 정도이며, 화재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지 않은 다른 층의 서버들 역시 건물의 항온∙항습 유지 기능 장치가 손상됨에 따라 셧다운되었다. 이에 따라 화재 발생 이전 상황까지 완벽하게 복구되는 데는 최소 4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선 복구 조치: 국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는 1등급 핵심 시설 시스템들은 우선적으로 복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행정 시스템의 기능 마비 자체가 명절 전 업무가 많은 시기에 발생하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데이터의 안정성: 많은 사람들이 화재로 인해 데이터가 소실되었을 것을 우려하지만, 데이터 자체에 대한 백업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이며, 문제는 이 데이터를 이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 및 시스템 플랫폼 자체가 손상된 것이다.

 

 

3. 화재 원인 심층 분석

 

3.1. 리튬 이온 배터리의 위험성과 배터리 성상

 

해당 배터리는 휴대용 기기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원리이지만, 서버의 안정적인 전원 공급(일시적 정전 대비)을 위해 전기를 저장하는 UPS 시스템에 사용되는 대용량 배터리였다. 

 

[리튬 이온 배터리 특성]

리튬 이온 배터리는 과거 사용되던 납축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효율성이 좋지만,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내부에 얇은 분리막이 파손되면 순식간에 내부 합선이 발생하여 열폭주 현상으로 이어지며, 이로 인해 발생한 가스가 분출되면서 강력한 화세를 형성한다. 

 

3.2. 배터리의 노후화 및 내구연한 초과 문제

 

[설치 및 노후화 상태]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리튬 이온 배터리는 2014년 8월에 설치되었으며, 제조사가 권장하는 내구연한 10년을 1년 이상 넘긴 것으로 확인되었다. 제조사에서 언급하는 내구연한 10년은 제조사에서 권장하거나 보증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하는 것이며, 10년이 지났다고 해서 법적 기준에 따라 무조건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관리에 대한 지침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

 

[BMS를 통한 관리]

대규모로 설치된 배터리들에는 BMS (Battery Management System)가 설치되어 있어, 배터리 내부의 온도 변화나 충전율 변화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관리원 측은 이러한 BMS를 통한 지속적인 관리와 정상적인 사용으로 인해 교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식품에 유통 기한이 있듯이, 배터리의 경우도 내구연한을 지나서 사용하게 된다면 고장 발생 가능성과 화재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더 촘촘하게 관리들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3.3. 작업 환경 및 안전 관리 미흡 여부 협소한 공간

 

화재 당시 업무 시스템 서버와 배터리간 간격은 60cm에 불과했으며, 서버와 서버간 간격도 1.2m로 공간이 협소했다. 

 

[안전 조치 필요 사항]

화재는 정상적인 사용 과정이 아니라 이설 작업 중에 발생했기 때문에, 작업 중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확인 조사가 필요하다.

 

확인 사항: 배터리를 분리하거나 이동할 때 배터리 내부에 있는 전기량을 최소화(방전), 물리적인 충격 방지, 단자 보호 조치, 작업 전 위험 요인 파악 및 초기 대응 장비(소화 기구 등) 확보 여부 등 여러 안전 조치에 대한 이행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4. 국가 시설 재난 복구 시스템의 한계 및 개선 방향

 

2년 전에도 서버 오류로 정부 행정이 마비된 적이 있던 것처럼, 국가 전산망의 문제가 반복되는 것은 정부의 예산이나 기술 적용 속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예산 및 시간 문제: 민간 시설에 비해 국가 시설은 예산 확보, 시설 개선, 업체 선정 등에 최소 2~3년 이상 시간이 지연될 수 있으며, 기술의 즉각적인 반영에 어려움이 있어 민간 수준보다 더 높은 안전 관리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부분이다.

 

데이터/시스템 이중화의 필요성: 요즘같이 초연결 시대에는 국가 전산망 마비가 심각한 경제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른 장소에서 서버의 기능과 시스템의 기능을 100% 완벽하게 대신할 수 있는 액티브-액티브 시스템 방식의 이중화가 필요하다. 

 

공간적 분리 검토: 현재 1,600여 개의 시스템을 한 곳(관리원)에서 집중하여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화재 발생 시 불이 난 층 외에 다른 층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재난 발생 시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기능들을 공간적으로 분리시켜 놓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초기 대응 체계화: 이번 화재를 통해 단순한 매뉴얼을 넘어, 화재 외에도 해킹, 원인 미상의 고장 등 다양한 위험 요인에 따라 대응 절차를 다각적으로 체계화하고, 이러한 재난 대응 체계를 실제 상황과 동일하게 교육 훈련하여 운영 인력의 기민한 초기 대응을 가능하게 할 필요가 있다.

 

 

5. SK 판교 데이터 센터 화재 이후의 변화 및 교훈

 

3년 전 SK 판교 데이터 센터 화재로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SNS 서비스 등이 중단되면서 큰 불편을 겪었고, 이후 데이터 센터의 안전 기준들이 상당히 상향되는 계기가 되었다.

 

[안전 기준 강화 내용]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강화: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유지 관리하는 BMS 시스템을 갖추도록 의무화되었으며, 배터리 상태를 체크하는 주기도 10초 주기로 단축하여 확인하도록 강화되었다.

 

설비 및 전력 이중화: 화재 징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전력도 이중화하여 전력 공급이 차단되더라도 안정적인 서비스 유지가 가능하게 되었다. 

 

배터리 격리 조치: UPS 배터리 같은 경우, 배터리와 서버 사이에 이격 거리를 확보하거나 아예 격벽을 설치하여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는 강화된 조치에 따라 배터리를 이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6. 일상생활 리튬 이온 배터리 안전 수칙 및 사용 권장 사항

 

[소형 배터리 화재 대응 물 사용의 적절성]

많은 사람들이 리튬 배터리 화재 시 물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잘못 알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소형 배터리나 가전 기구의 배터리는 물로 충분히 진압할 수 있으며, 소방관들도 실제로 물을 사용하고 있다. 연기나 불꽃이 튀었을 때 주변의 가연물을 치우고, 충전 중이었다면 전기를 차단한 뒤 물이나 소화기를 사용하여 진압하면 된다.

 

[올바른 사용 습관 충전율 관리]

배터리에 무리가 가는 완충(100%) 및 완전 방전(0%)을 피하고, 약 20%에서 80% 사이 정도로 충전하여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충전기 자체도 정품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여 전원 충전 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충전 시에는 주변에 가연물이 없도록 하여 혹시라도 불이 났을 때 화재가 커지는 상황을 예방해야 한다. 또한, 배터리를 자주 떨어뜨리거나, 모양이 변형되거나 부풀어 오르는 상황, 혹은 충전 시 자꾸 뜨거워지는 발열 징후가 있을 경우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므로 빨리 점검을 받거나 교체하는 것이 중요하다.

 

 

7. 30초 안전 챌린지

 

리튬 배터리에서 이미 불꽃이 튀었거나 연기가 나는 상황이라면,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1. 일단 주변의 가연물들을 치우고, 물이나 소화기를 통해 진압해야 한다. 

2. 겉으로 보이는 불꽃들이 다 꺼졌다고 하더라도, 물속에 담그거나 베란다처럼 주변에 가연물이 없는 쪽에 둔다.

3. 재발화가 되는지에 대한 여부를 관찰하며, 충분히 식을 때까지 기다리면 화재가 커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