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LIFE <재난안전119> (25.9.29.) [안전토크] 코너에서는 윤외출 전 경무관이 출연해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유괴 범죄의 최근 양상과 이에 대한 사회적, 경찰적 대응 시스템의 현황을 심층적으로 진단합니다. 특히, 과거 금품 요구 목적의 중심이었던 유괴 범죄가 최근에는 성범죄나 성 착취물 제작을 목적으로 양상이 변화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또한, 아동 범죄에 대한 초동 수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아동 안전 지킴이집이나 지문 사전 등록제와 같은 제도적 노력이 어떻게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는지 전문가의 시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2007년 안양 초등학생 실종 살인 사건이 대한민국 아동 보호 체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음을 되짚어보며, 아동 안전에 대한 사회 전체의 깊은 관심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1. 사회적 불안감 증폭과 통합 방범 시스템 가동
아동 유괴 미수 사건의 빈발: 최근 아동을 상대로 한 미수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며 사회적으로 불안감이 증폭된 느낌이 있다. 이러한 불안감 증폭은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동 범죄는 워낙 중대한 범죄이며, 2차, 3차 피해로 바로 이어지기에 단 한 건 발생하더라도 경찰청에서는 엄정하고 중대하게 발 빠른 수사 체제를 갖추어 대응할 필요가 있다.
통합 방범 시스템의 긍정적 효과와 오인 신고: 아동 유괴 미수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는 소식에 해당 학부모들이 걱정하지만, 이를 긍정적인 효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바로 사회 전체가 통합 방범 시스템처럼 가동된다는 점이다. 아동에 대해 의심스러운 정황이 나오면 그 아동과 무관한 제3자인 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다 112 신고를 하게 되었기 때문에 요즘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이렇게 신고가 급증하는 추세 속에서 신고의 70%~80%가 오인 신고로 나오고 있다.
2. 아동 범죄 수사의 원칙과 초동 수사의 중요성
초동 수사의 성패: 아동 범죄는 초동 수사가 중요하여 초동 수사 때 실패하게 되면 아동 실종 사건이나 아동 유괴 사건을 해결하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또한, 아동 대상 범죄는 모의를 한 이상 성공할 때까지 실행할 확률이 높기에, 설령 유괴가 미수에 그쳤다 하더라도 반드시 경찰청의 지시로 현장에 나가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해야 한다.
현장 증거 확보의 필수성: 초동 수사 단계에서 전자적 증거, 목격자 진술, CCTV나 블랙박스 자료를 확보하지 않으면, 실종 아동을 수색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한 수사 진전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백 퍼센트 검거의 예방 효과: 아동 범죄는 100% 검거되어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중대 범죄를 저지르는 범행 심리를 억제시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수사 기관은 아동 범죄가 발생하면 최초에 선제적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야 하며, 이는 현장에서의 활동이 초동 수사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3. 아동 범죄 양상의 급격한 변화 및 차량 이용 실태
3.1. 과거와 현재의 범죄 목적 변화
과거 유괴 목적은 금품: 1990~2000년대의 아동 범죄는 90%가 아동을 납치하여 부모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경제적 목적의 아동 유괴 범죄였다. 그러나 이런 범죄가 100% 검거되면서, 현재 일어나는 아동 범죄의 양상은 크게 달라지게 되었다.
[현재 유괴 목적은 주로 성범죄]
최근의 아동 범죄는 물론 아동 유괴 범죄도 있지만, 대부분이 소아기호증 환자들에 의한 아동 성추행이나 성범죄가 주를 이루는 양상이다. 특히 10대, 20대 청소년들이 쉬운 돈벌이 아르바이트를 위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아동 음란물에 빠져 성적 호기심을 시험해 보는 대상으로 아동을 여기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아동이 성인보다 통제하기 쉽고 범죄를 저지르기 쉬운 대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들이 자신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손쉬운 아동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저지르는 범죄 역시 최근의 범죄 양상이다. 또한, 이혼 과정이나 양육권 분쟁으로 인해 친권자나 보호자가 아닌 다른 가족들이 보호자의 범위를 이탈시켜 아이를 데려가는 행위 역시 아동 납치 및 유기에 포함된다.
3.2. 범행 수단으로서 차량 이용 보편화
아동 관련 범죄는 대부분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동을 유괴하려고 모의한 이들은 아동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하고 일반인에게 쉽게 노출되다 보니,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범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차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로 거의 90% 이상이 차량을 이용하여 아동 범죄를 저지르는 실정이다.
4. 최근 아동 유인 미수 사건 사례와 대응 과정
4.1. 서울 서대문구 초등학생 유인 미수 사건
서울 서대문구의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20대 남성 세 명이 차량을 이용해 하굣길 초등학생들에게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유인을 시도했으나, 아이들이 도망 가 미수에 그친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첫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처음 제공된 정보에만 국한하여 생각하고 일부 CCTV만 확보하는 등 초동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피해자가 기억하는 차종과 실제 범행에 쓰인 차가 달랐다는 이유로 범죄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사건 종결을 했다.
[재신고와 긴급 체포] 사건 발생 후 인근 학교에 주의 통지문이 발송되고 학부모들이 수차례 유사 시도가 있었다는 재신고가 들어오자, 경찰은 다시 주변 CCTV를 모두 확인하여 범행 당일 두세 차례 똑같은 시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차량을 특정할 수 있었다. 결국 일당 세 명 중 두 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구속 영장을 기각하여 다시 이슈가 되기도 했다.
[피의자의 '장난' 주장과 고의성 입증] 피의자들은 학생들을 실제로 태울 의도는 없었다며 단순한 장난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긴급 체포할 수준까지 갔다는 것은 추가적인 공모 정황이나 반복된 시도 상황, 그리고 CCTV나 블랙박스 같은 전자적 증거를 확보하여 고의성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술을 먹고 장난삼아 했다”라는 피의자의 주장은 경찰 수사로서 뒤엎을 수 있는 상황이다.
4.2. 제주 서귀포시 초등학생 유인 미수 사건
제주 서귀포시에서 학교를 마친 초등학생 여학생에게 승용차를 탄 30대 남성이 접근하여 "재미있는 알바를 하지 않겠느냐"라고 유인한 사건이 있었다. 여학생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채고 번호판을 확인하려 승용차 뒤쪽으로 향했고, 이에 승용차는 길을 가로질러 사라졌다. 해당 아동이 슬기롭고 현명하게 대처하여 미수에서 그칠 수 있던 사건이었다.
[반복 범죄자의 검거 및 변명] 여학생은 곧바로 경찰을 찾아 차량 모습과 색상 등을 전해 주었으며,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세 시간 만에 남성을 긴급 체포했다. 붙잡힌 30대 남성은 회사원으로, 10여 년 전에도 미성년자를 강제 추행하여 복역했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는 단순히 생리 현상을 하는데 망을 봐달라는 취지로 진술하며 변명하고 있다.
5. 안양 아동 실종 살인 사건의 교훈과 과학 수사의 발전
[과학 수사의 기원] 과거 1990~2000년대는 '범죄와의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살인, 강도, 강간, 아동 유괴 등 강력 범죄가 정점을 치닫던 시기이다. 당시 사건 해결에 어려움을 겪자, FBI와의 수사 체제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에는 형사만 있고 과학 수사 파트가 없음을 발견했다. 이에 2000년대에 과학 수사 파트를 기획하고 만들었으며,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경찰의 과학 수사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다른 국가들이 오히려 우리나라에 과학 수사 기법을 배울 정도이다. 과학 수사 체제의 발달은 범인 검거를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증거 위주로 수사를 진행하여 억울한 피의자를 만들지 않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안양 사건: 아동 보호의 전환점] 지난 2007년 크리스마스에 발생한 안양 초등학생 실종 살인 사건은 3개월 동안 미제로 있다 시신이 발견되었고, 그 참혹한 상태와 피해자가 아동이라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범인은 피해자 주택과 가까운 곳(100m 이내)에 거주했던 대리운전 기사였으며, 술과 본드를 흡입하고 여성에 대한 혐오감이 증폭되어 있던 인물로, 소아기호증 환자의 정신병적 증상을 보였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아동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증폭시키고, 아동 보호에 국가와 사회가 아주 깊숙하게 개입해야 한다는 전환점이 되었다.
제도적 변화: 이 사건 이후 실종 아동법에 따라 아동이 실종되면 경찰이 바로 수색하고 공개수사를 진행하는 절차가 바뀌었다. 또한 실종 아동 찾기를 위한 지문 사전 등록제와 같은 제도들이 도입되는 등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6. 아동 안전을 위한 제도적 노력과 치료 시스템의 필요성
[아동 안전 지킴이집]
위기 상황 시 도움 요청 장소: 아동 실종 신고나 아동 범죄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경찰청은 아동들이 많이 움직이는 학교 주변의 문구점, 슈퍼, 약국, 편의점 등과 협의하여 아동 안전 지킴이집을 지정하였다. 이는 아동이 범죄 예방이나 구조가 필요하거나 위협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재빨리 들어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이며, 부모님 외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은 심리적인 안정 효과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예방 효과와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홍보의 필요성: 하지만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학부모나 학생들이 이 지킴이집의 현황이나 위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나, 아직 경찰이 시행하고 있는 아동 안전 지킴이집의 소재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므로 이에 대한 홍보 강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
[아동 보호 구역(스쿨존)]
아동 보호 구역(어린이 보호 구역, 스쿨존)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역을 자치 단체에서 지정하는 것으로, 주로 학교나 유치원, 놀이공원 등 아이들이 많이 이동하는 동선상에서 교통 안전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가 높다. 이 구역에서는 차량이 30km 이하로 서행해야 하며, 과속 및 불법 주정차가 금지된다.
만약 아동 보호 구역 내에서 아이들을 다치게 하는 사고가 생기면 도로교통법이 아닌 특정 ‘범죄 가중 처벌법(특가법)’으로 처벌이 두세 배 강하게 규정되어 있다. 또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놀이공원 같은 곳에도 CCTV를 설치하고 아동 보호 구역을 설정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소아기호증 환자에 대한 치료 병행 체제]
재범 우려와 치료의 중요성: 성범죄자에게는 전자 발찌 부착이나 신상 공개 같은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으나, 아동 범죄 목적의 성범죄는 대부분 소아기호증 환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문제이다. 소아기호증은 아동을 대상으로 강한 성적 욕망이나 충동을 느끼는 정신병이며, 아동 범죄 대상자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재범할 우려가 상당히 높은 범죄자이다.
그렇기에 선진국 체제처럼 끊임없이 재범을 저지르는 소아기호증 환자에 대해서는 반드시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완벽한 치료 체제가 빨리 구축되어야 한다. 아무리 관리하더라도 아동에 대한 범죄는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발생 후에는 피해 회복이 되지 않기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미수범 처벌의 중대성: 아동 관련 범죄는 유괴 미수라 하더라도 형법상 미수범 처벌 조항이 있으며, 다른 범죄의 미수범은 벌금형이 대부분이지만 아동 범죄는 워낙 중대한 범죄라서 미수범 처벌 시에도 벌금형보다는 실형 등 처벌 수위가 아주 강하게 규정되어 있다.
7. 30초 안전 챌린지
1. 아동은 범죄 피해를 당했을 때 성인보다 훨씬 더 회복이 어렵고, 유괴가 미수로 끝나더라도 영구적인 트라우마와 대인 기피증으로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2. 따라서 아동 보호에는 ‘과잉보호’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 모두가 아동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