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불 나고 5분이면 터널에 연기 가득

2021.12.08 | 17:20

터널 안 차량들이 비상등을 켜고 서행합니다.

 

이때 빠르게 달려오던 화물차 한 대가 휘청이더니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데요.

 

곧바로 시뻘건 불길이 화물차를 뒤덮습니다.

 

화물차 두 대가 부딪혀 멈춰 선 뒤 뒤따르던 차량이 잇따라 부딪힙니다.

 

이내 폭발과 함께 불길에 휩싸이는데요.

 

시커먼 연기와 차량으로 뒤섞인 이 사고로 5명이 목숨을 잃고 37명이 다쳤습니다.

 

터널 안에서는 해마다 700여 건이 넘는 교통사고로 1,600여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데요.

 

치사율도 전체 교통사고에 비해 2배 이상 높습니다.

 

[유용호/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 "터널은 밀폐된 공간의 특성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에 화재 진압이나 인명 구조가 상당히 어렵고요환기 자체도 쉽지 않아서 유독가스나 또 여러 가지 연소 산화물들이 밖으로 배출되기 쉽지 않은 공간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거기에다가 어두운 조명 때문에 피난 같은 것도 쉽지가 않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다른 조건보다 훨씬 더 많은 인명피해와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터널에서 사고가 나면 일단 대피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요.

 

시민들은 터널 안에서의 대피 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김기태/대전광역시 유성구 : "아무래도 잠깐 정차 먼저 해야 될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중간에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백선옥/대구광역시 동구 : "차를 한쪽 옆으로 세워놓고 일단은 피해야 되지 않겠습니까일단은 급한데 뭐 볼 거 있겠습니까."]

 

만약 터널에서 사고가 나 화재로 이어졌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먼저터널 내부에 화재가 발생했다면 터널 앞에선 경고음과 함께 화재 진입 차단 시설이 내려옵니다.

 

불이 났을 때 차들이 터널 안으로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장치인데요.

 

만약 ‘진입 금지라는 빨간 현수막을 봤다면 터널 안으로 절대 들어가선 안 됩니다.

 

이미 터널 안을 지나고 있다면 차를 몰고 최대한 빨리 터널을 빠져나가야 하는데요.

 

만약 차가 뒤엉켜 움직이기 힘들다면 갓길로 이동한 뒤 엔진을 끄고 열쇠를 꽂아두거나스마트키를 차에 두고 대피하면 됩니다.

 

구조에 방해되는 차량들을 제때 옮기기 위해선데요.

 

[방무혁/중앙소방학교 소방위 : "터널 안 화재의 경우 자동차 열쇠를 두고 대피해야 합니다갓길에 차량을 주차하고, 119가 소방 활동을 할 때 차를 이동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 신속하게 이동해야 되기 때문에 자동차 키는 차 안에 놔둬야 합니다."]

 

국토부의 터널 방제시설 관련 지침을 보면 불이 난 승용차 한 대가 뿜어내는 연기는 20세제곱미터.

 

1초에 가로세로 3높이 2m 크기의 방을 가득 채우는 연기가 만들어지는 건데요.

 

5분이면 1킬로미터 길이의 터널을 가득 채워 시야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는 양입니다.

 

이 때문에 터널 안에서 대피를 할 땐 반드시 연기를 등지고 밖으로 이동해야 하는데요.

 

이때 수건이나 옷을 물에 적시거나물티슈를 이용해 코와 입을 막고 대피하는 게 중요합니다.

 

연기나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데요.

 

[방무혁/중앙소방학교 소방위 : "연기가 발생할 경우에는 유독가스가 밀도 차이에 의해서 보통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자세를 낮추게 되면 아래 공간에 맑은 공기가 존재합니다젖은 수건 등으로 호흡기 쪽을 막고 나서 낮은 자세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합니다."]

 

터널 밖까지 탈출이 어렵다면 피난 유도등에 쓰인 숫자를 보고 가까운 피난통로를 이용하면 되는데요.

 

차단문을 통해 신속히 반대편 터널로 대피할 수 있습니다.

 

[황정수/한국도로공사 시설처 차장 : "길이 500m 이상 터널에는 보시다시피 피난연결통로가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그리고 그 중간에는 차단문이 설치가 되어 있는데요사람이 밀고 나갔을 때 1분 후에 자동으로 닫혀서 반대 방향으로 연기가 유입되는 것을 방지합니다."]

 

큰불이 아니라면 일정 간격으로 설치된 소화기나 소화전을 사용해 초기 진화에 나서는 것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인데요.

 

이때 소화전의 비상벨을 눌러 화재 사실을 알리고 2차 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