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리튬 배터리, ‘외형 변형·이상 냄새’땐 위험

2025.09.18 (13:37)

지난 7월,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난 불로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이 숨졌습니다.

 

불은 집 안에 있던 전기 스쿠터 배터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당시 배터리는 충전이 끝나 충전기와 분리된 상태였지만, 정확한 발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리튬이온 배터리는 사용 중이나 충전 중에도, 혹은 충전이 끝난 상황에서도 언제든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늘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한데요.

 

[백승주/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 "배터리가 튼튼해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벼워야 되기 때문에 충격에 (쉽게) 변형이 됩니다. 또 충격을 안 준 것 같더라도 물에 젖거나 변형이 생기거나 이러면 내부에서 이상 증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실 필요가 있죠."]

 

리튬이온 배터리는 휴대전화와 노트북, 보조배터리, 전기차까지 폭넓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충전식 배터리입니다.

 

작은 크기에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반복 충전해 오래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하지만 충격을 받거나 내부에 결함이 생기면 열이 급격히 발생해, 순식간에 폭발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방청 통계를 보면,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2020년 98건에서 지난해엔 117건으로 4년 만에 20% 가까이 늘었는데요.

 

특히 10건 가운데 7건은 전동 킥보드에서 발생했습니다.

 

전기 자전거가 16.4%, 전기 오토바이도 4.6%로 뒤를 이었는데요.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전동 킥보드 같은 경우에는 바닥에 배터리가 있는데 타고 다니다 보면 도로에 부딪히는 경우도 많고 특히 보도와 차도를 구분해 주는 경계석의 모서리 부분을 쳐서 쓰러진다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잖아요. 이런 것들이 반복되게 되면 내부 셀에 불량을 일으키고 무리하게 쓰게 되면 바로 불꽃이 일어나면서 화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과도하게 충전된 배터리 역시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충전이 끝난 뒤에도 계속 전류가 흐르면 전압과 온도가 급격히 올라‘열 폭주’로 이어지기 쉬운데요.

 

이때는 소화기로도 진화가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빠른 대피가 최선입니다.

 

[이용철/국립소방연구원 화재원인분석팀 소방위 : "열 폭주 직전엔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피용’ 같은 소리가 발생합니다. 압력이 높아진 배터리 내부에 생성된 가스가 갑자기 외부로 분출될 때 발생하는 소리인데요. 이러한 소리를 확인하시면 폭발과 함께 파편들이 사방으로 튈 수 있기 때문에 불을 끄기보다는 재빨리 대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이런 위험을 줄이려면 충전 습관부터 꼼꼼히 챙겨야 하는데요.

 

리튬이온 배터리를 충전할 땐 통풍이 잘되고 주변에 가연성 물품이 없는 곳에서 해야 합니다.

 

특히 외출할 때나 잠자는 동안 오랜 시간 충전하는 습관은 절대 삼가야 하는데요.

 

[백승주/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 "집 안에서 배터리를 보관하실 때는 언제라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침대나 소파 그리고 비상구 근처, 출입문 근처죠. 이런 곳에 비치하시면 안 되죠. 그리고 충전할 때는 시멘트나 발코니의 타일 바닥 이런 곳처럼 화재가 나더라도 좀 덜 번지는 곳에서 하십시오."]

 

평소 배터리를 사용할 때도 이상 징후를 잘 살펴야 합니다.

 

타는 냄새가 나거나 외형이 부풀고, 과도하게 열이 난다면 즉시 사용을 멈추고 전문 수리 업체를 찾아 점검받아야 하는데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배터리와 충전기를 반드시 국가 통합 인증, ‘KC 마크’를 받은 정품으로 사용해 사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