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얕은 물이라 안심? 하천·계곡이 더 위험

2025.08.04 (14:11)

전북 완주의 한 계곡에서 물놀이하던 8살 어린이가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앞서 8일, 충남의 한 유원지에서는 물놀이를 하던 20대 4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는데요.

 

그보다 하루 전인 7일, 전남 광양의 한 계곡에선 20대 남성이 다이빙하다 바위에 머리를 부딪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5년 동안 물놀이 사고로 숨진 사람은 110여 명.

 

특히 여름방학과 휴가가 시작되는 이맘때부터 사고가 집중됐습니다.

 

또 사망자 10명 가운데 6명은 바다가 아닌 하천이나 강, 계곡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강이나 하천, 계곡에서 이처럼 사고가 잦은 이유는 서서히 깊어지는 해수욕장과 달리, 예상치 못한 위험 요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바닥은 이끼로 미끄럽고,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거나 물살이 거센 구간도 많은데요.

 

겉보기엔 얕아 보여도 순식간에 중심을 잃을 수 있는 만큼, 항상 경계를 늦춰선 안 됩니다.

 

[오병인/대한적십자사 재난안전센터 수상 안전 사범 : "계곡은 수질이 맑아서 얕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갑자기 깊어지거나 바닥이 미끄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바위에서 뛰어내리다 발이 닿지 않거나, 얕은 줄 알고 들어갔다가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바다는 물론, 수심이 얕은 계곡이나 하천에서도 구명조끼 착용은 필수인데요.

 

물에 잘 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온 유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명노휘/경기 포천소방서 소방교 : "구명조끼는 익사 사고 상황에서 몸을 물 위로 뜨게 해주고 차가운 물로부터 일정 부분 체온을 보호하고 호흡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무엇보다 구조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주는 생명을 위한 필수 안전 장비입니다."]

 

그 밖에도, 물놀이 사고를 예방하려면 물에 들어갈 땐 혼자 움직이지 말고, 늘 일행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 안전한데요.

 

특히 어린이와 함께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한눈팔지 말고, 늘 곁에서 지켜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 기상 상황이나 수위 변화를 수시로 확인하고 비가 내릴 땐 즉시 물에서 나와야 하는데요.

 

[이기평/중앙119구조본부 급류 구조 교관 : "비가 조금 내리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계곡은 물이 모이는 지점이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물이 급격하게 불어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계곡이나 하천에 가기 전에 일기 예보를 확인하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사고는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익수 사고를 목격했다면, 무엇보다 119에 즉시 신고하는 것이 우선인데요.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지기 전에, 주변 사람의 빠른 대처도 중요합니다.

 

무리하게 직접 물에 뛰어들기보단, 구명환 등 근처의 구조 장비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한데요.

 

[명노휘/경기 포천소방서 소방교 : "물에 빠진 사람은 극도의 공포와 당황한 상태로 구조자에게 매달리거나 무의식중에도 구조자를 끌어안아 물속으로 함께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진 주변에 구명환이나 페트병, 뜯지 않은 과자봉지 등 물에 뜰 수 있는 물건들을 던져서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여름철 물놀이는 큰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수심과 상관없이 어디서든 구명조끼를 챙기고, 항상 주변 사람과 함께 하는 것.

 

그게 바로, 안전한 추억을 만드는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