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겨울철 산행 “욕심은 버리고 준비는 꼼꼼히”

2024.12.16 | 13:51

짙은 어둠 속 구조대원이 기다시피 산비탈을 오릅니다.

 

해발 1,100미터 산자락에서 등산객 11명이 길을 잃었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오후 7시 무렵. 등산객들은 출동한 구조대원의 도움으로 1시간 30여 분 만에 모두 무사히 하산했는데요.

 

이처럼 겨울 산은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있다 보니, 자칫 길을 잃고 고립될 위험이 큽니다.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지기도 쉬운데요.

 

실제로 해마다 12월이면 전국에서 하루 평균 17건이 넘는 산악 사고가 일어납니다.

 

미끄러짐과 추락이 30%로 가장 많았고, 조난과 개인 질환에 따른 사고가 뒤를 이었는데요.

 

[손경완/설악산국립공원 특수산악구조대장 : "겨울에는 아무래도 폭설도 오고 탐방로가 결빙되기 때문에 미끄러짐 사고가 가장 잦고요. 저체온증 사고가 또 많이 있고, 그로 인해서 조난까지 이어지는 사고가 주를 이룹니다."]

 

겨울철 산행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체온 유지입니다.

 

산은 100미터 올라갈 때마다 기온이 평균 0.65도씩 내려가는데요.

 

평지 기온이 10도라도 해발 1,000미터 산에선 5도 아래로,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로 뚝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두꺼운 옷을 한두 겹 입는 것보단 기능성 의류를 여러 벌 겹쳐 입어 기온 변화에 따라 자유롭게 벗고 입는 게 중요한데요.

 

[오호근/대한산악연맹 교육원 부원장 : "산에 오르기 전에 춥다고 옷을 많이 입고 출발하는 분들이 있는데 결국에는 5분도 안 돼 더워서 옷을 벗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벌써 늦은 거예요. 안에는 내복이나 옷이 다 땀으로 젖은 상태니까 그때가 가장 내 몸의 체온이 떨어질 때입니다. 그러니까 처음에 출발할 때는 옷을 가볍게 입고, 쉬는 구간이 나왔을 때 배낭에서 두꺼운 옷을 꺼내 입어 체온을 유지해 옷을 계속 마른 상태로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산행 중 몸이 떨리고 피부가 창백해지거나 손끝이나 발끝의 감각이 무뎌지고 저린다면 저체온증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이땐 빨리 가까운 대피소로 이동해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모자와 목도리, 담요 등을 이용해 체온을 올려줘야 하는데요.

 

따뜻한 물이나 음료를 조금씩 마시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손경완/설악산국립공원 특수산악구조대장 : "(산행할 때) 따뜻한 물, 고열량의 간식 이런 것들을 가지고 다니면서 그냥 가지고만 있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30~40분에 하나씩 먹게 되면 그로 인해서 계속 에너지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저체온증을 예방할 수 있죠."]

 

그 밖에도, 겨울 산을 오를 땐 다른 계절보다 체력 소모가 큰 만큼 무리하게 코스를 짜지 않는 게 중요한데요.

 

만약 산행 도중 예상치 못한 악천후를 만나거나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미련 없이 하산해야 합니다.

 

[김기창/설악산국립공원 재난안전과장 : "다른 계절과 달리 겨울 산의 눈 쌓인 비탈면을 오르려면 평소 산행할 때보다 더 많은 체력이 요구됩니다. 코스별로 본인의 체력과 경험에 맞게 산행 거리와 소요 시간을 확인하고, 평소보다 짧게 산행을 계획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홀로 산행이 아닌 2명 이상 무리를 지어서 산행해야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곳곳에 얼음과 눈이 있는 겨울 산에선 낙상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장비도 필순데요.

 

신발은 바닥의 접지력이 우수하고 보온성이 좋은 겨울용 등산화를 신고, 눈이 신발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방수 기능이 있는 토시도 동상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또, 등산화 바닥엔 미끄럼 방지 장치인 아이젠도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