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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진 면역력…백일해 환자 1명이 17명 감염

2024.07.29 | 09:57

병원 대기실이 마스크를 쓴 어린이와 부모들로 가득합니다.

 

최근엔 이처럼 감기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백일해’ 감염이 의심돼 검사를 받는 일이 적지 않은데요.

 

[김진호/서울 종로구 : "초기 증상은 감기랑 똑같은데 아이가 심각한 증상을 보이니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이현정/서울 동대문구 : "워낙에 일반 감기하고 (증상이) 비슷하다고 들어서 (아이가) 일반 감기인지, 백일해인지 분간이 안 되더라고요."]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통계를 보면, 7월 23일을 기준으로 올해 누적 백일해 감염자 수는 만 3천여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지난 10년간 환자 수 2천6여 명보다 5배나 많은 수친데요.

 

[김동근/질병관리청 감염병관리과 연구관 : "백일해가 올해 유행하는 이유는 (영유아기에) 백신으로 획득한 면역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고, 코로나19 기간 지역사회에서 (백일해) 발생이 감소해 자연 면역을 획득할 기회도 대폭 감소했고, 또한 대면 접촉이 회복되는 등의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백 일 동안 기침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백일해 환자들의 주요 증상을 보면, 가벼운 기침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5명 가운데 1명은 발작성 기침을 하거나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는데요.

 

건강한 성인의 경우 별다른 증상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소아청소년의 경우, 심한 기침으로 구토나 탈진 증상을 보이다가 중이염, 폐렴과 같은 합병증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김민상/소아청소년과 전문의 : "초기 증상으로는 미열이나 기침, 눈물 이걸로 인해서 눈곱 그리고 결막염 이런 정도로 가벼운 증상만 오기 때문에 (감염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심해지면) 발작적인 기침이 시작되고 한 2주에서 4주 정도까지는 기침을 굉장히 심하게 해서 청색증이나 무호흡증 같은 합병증까지 올 수 있습니다."]

 

백일해의 주된 감염 경로는 기침과 재채기 등을 할 때 나오는 호흡기 분비물인데요, 이 때문에 가정이나 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는 공간에서 발생할 위험이 큽니다.

 

감염자의 침이나 콧물 등이 묻은 물건을 통해 간접 전파도 가능한데요.

 

[김민상/소아청소년과 전문의 : "백일해는 환자 한 명이 17명 정도를 감염시킬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감염력을 가지고 있어서 가족 간 전파가 매우 많고, 요즘에는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전파하는 경우가 굉장히 흔합니다."]

 

실제로 올해 백일해 환자의 평균 연령은 16.1세로 열에 아홉은 단체생활을 하는 학령기 학생들이었습니다.

 

5살 이하 영유아에게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올해는 유독 10대 소아·청소년 환자가 많은 건데요.

 

이 때문에 학부모나 선생님 등 소아청소년과의 접촉이 많은 성인이나 영유아가 있는 가족이라면 되도록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습니다.

 

또, 감염됐을 때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만성 폐 질환자나 고령층 역시 10년에 한 번씩은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는데요.

 

무엇보다 백일해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11살에서 12살 사이 학생들의 추가 접종이 중요합니다.

 

[김동근/질병관리청 감염병관리과 연구관 : "백일해 접종은 1세 미만에서 시행하는 3회의 기초 접종과 이후 추가 3회의 접종, 모두 6회 접종으로 국가 필수 접종이 완료됩니다. 이 중 1회에서 5회까지는 어린이들이 학교 가기 전에 맞아서 접종률이 95% 이상으로 높은데 6차 접종은 접종률이 조금 낮고, 또한 이 어린이들이 또래 간의 접촉으로 감염될 기회가 높기 때문에 (추가 접종이 꼭 필요합니다.)"]

 

백일해는 호흡기로 전파되는 만큼,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와 같은 개인위생 관리가 필수인데요.

 

또, 기침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뒤 증상이 나타났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