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이른 더위에 활발… 서울도 안심 못해

2024.07.15 | 11:43

이른 무더위와 잦은 비에 모기의 등장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모기 활동 지수를 보면 장마가 시작된 뒤에도 최고 단계인 ‘불쾌’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야외 활동할 땐 물론이고, 실내에서도 모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수준입니다.

 

이처럼 모기 개체수가 늘면 단순히 일상에 불편함만 주는 게 아니라 우리 몸에 질병을 옮길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하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말라리아’입니다.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얼룩날개모기’가 사람을 물면서 발생하는데요.

 

[이동규/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 :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생긴 모습이 다른 모기하고 좀 다릅니다. 크기가 조금 더 크고요. 다른 모기들은 배 부분과 바닥을 평행하게 앉는데,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앉을 때 엉덩이를 위로 세워서 앉습니다. 45도 이상이요. 그래서 이렇게 보면 눈에 금방 띕니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2021년 290여 명에서 2022년 420명, 지난해엔 740여 명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6월 말을 기준으로, 올해도 이미 210여 명을 넘어섰는데요. (6월 29일 기준)

 

이 때문에 지난달 18일, 전국적으로 말라리아 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지난해보다 일주일 빨라진 건데요.

 

[김종희/질병관리청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 : "(질병관리청에서는) 말라리아 위험 지역의 매개 모기 밀도 감시를 하고 있거든요. 올해도 강화군, 파주시, 철원군이 이 기준을 충족해서 말라리아 주의보를 발령했는데, 올해에는 전년 대비 6월 평균 기온이 2도 정도 높은 관계로 모기 활동이 조금 빨라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최근엔 북한 접경지역인 경기 북부나 강원도 등이 아닌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도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말라리아 위험지역엔 서울시가 최초로 포함됐는데요.

 

게다가 지난 9일 서울 양천구에서는 2주 안에, 거주지가 1킬로미터 이내인 환자가 두 명이나 발생하면서‘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습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모기들은 바람이 많이 불거나 태풍 같은 게 오면 기존에 있던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바람에 의해) 밀려서 많이 이동할 수 있고요. 그런 과정에서 한강 남쪽 지역에서도 말라리아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의 가장 흔한 증상은 고열과 오한, 두통인데요. 발열이 이틀 간격으로 반복되는 게 특징입니다.

 

또, 초기 증상이 여름철 냉방병이나 감기 등과 비슷해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말라리아 감염 초기에는 고열이 나면서 시작하거든요. 열이 하루는 아주 심하게 나고, 하루는 아예 안 나고 이런 패턴으로 열이 나면 말라리아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말라리아 증상이 심했는데 (감기와 혼동해) 진단이 늦어져 전반적으로 (환자의) 컨디션이 많이 떨어지면 일부 만성질환이 있거나, 또 나이가 많은 분들은 병세가 위험하게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아직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위험 지역에서 야외 활동을 할 땐 긴 팔과 긴 바지를 입고 노출 부위에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게 좋은데요.

 

특히 장마철엔 모기가 비를 피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충망을 정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 밖에도 화분 받침이나 배수로의 고인 물 등 모기가 서식할 만한 환경은 미리 제거해 두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