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한낮엔 작업 중단…더울 땐 쉬어야”

2024.07.02 | 09:55

연일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논밭에서 작업 중인 농민들이 연신 땀을 닦아내고 있습니다.

 

바로 옆 비닐하우스 안은 이미 40도를 넘어서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인데요.

 

[천용득/경기 김포시 : "현재도 한 40도 넘을걸요. 엄청나게 덥죠. 견디지를 못해요. 죽어, 죽어."]

 

[이택주/경기 김포시 : "날이 몹시 덥고 이럴 때는 일하다가 일어나면 핑 도는 그런 느낌이 나요. 그래서 여름에는 조심해야 해."]

 

여름철, 이 같은 불볕더위는 해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5년간,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일수는 2배 가까이 늘었는데요.

 

올해 폭염일수 역시 평년보다 나흘 넘게 많은 14일에서 16일 수준으로 예측됩니다.

 

[이명인/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 : "엘니뇨에서 라니냐로 전환되면서, 그리고 북서 태평양의 고수온 현상들은 한반도 폭염일수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입니다. 그래서 7월은 평년보다 높은 강수량이 예상되고요. 7월 말 이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과 함께 평년보다 폭염일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자 역시 급증하고 있는데요.

 

지난 5월 20일 이후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30여 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수칩니다.

 

[김한빛/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 "더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우리 몸 대부분의 혈액은 피부로 가게 되고, 피부를 통해서 체온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노출되다 보면 수분 손실이 발생하게 되고,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어지러움이나 의식 저하 이런 것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온열질환은 위험신호를 미리 알아두고 제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온열질환이 발생하면 머리가 띵하고 아프거나 어지럽고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납니다.

 

근육에 경련이 오거나,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기도 하는데요.

 

[김한빛/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 "열사병 같은 경우에 오랜 시간 지속되면 뇌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뇌나 중추신경 쪽으로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아서 기억력 감퇴라든지 인지기능 장애라든지 이런 것들이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혈액 부족은 심장으로의 혈류량 공급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심장에 만성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온열질환은 고령층에게 특히 위험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땀을 잘 흘리지 않게 되고, 체온 조절 기능도 약해지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심장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폭염에 노출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장덕현/심장내과 전문의 : "더운 날씨에 노출되면 수분이 많이 배출되게 되는데 그로 인해서 피의 농도가 굉장히 올라가게 됩니다. 농도가 올라간 피들이 뭉치게 되면 이걸 혈전이라고 하거든요. 혈전이 몸에 돌아다니다가 떨어져 나가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중증 질환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면, 가능한 낮 시간대 바깥 활동을 줄이는 게 안전한데요.

 

외출해야 한다면, 챙이 넓은 모자와 통풍이 잘되는, 헐렁하고 가벼운 옷을 입어야 합니다.

 

만약 뜨거운 곳에서 일을 하다 근육에 경련이 일고 어지럽고 머리가 아픈 증상이 나타나면 되도록 빨리 시원한 곳으로 가서 몸을 식혀야 하는데요.

 

무엇보다 물을 자주, 충분히 마시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