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기저질환자는 높은 치사율

2024.06.18 | 10:35

경기도에 거주하던 70대 여성.

 

지난달 14일, 다리가 붓고 아픈 데다 색이 변하는 모습이 이상해 병원을 찾았는데요.

 

응급실에서 치료받았지만, 이틀 만에 숨졌습니다.

 

검사 결과,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확인됐는데요.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패혈균’에 감염돼 온몸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겁니다.

 

균에 오염된 해산물이나 어패류를 익히지 않고 날로 먹거나, 덜 익혀서 먹었을 때 감염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절반 이상은 해산물을 날것으로 먹고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충분히 익히지 않은 해산물을 먹고 감염된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요.

 

상처 난 피부에 오염된 바닷물이 닿아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특히 물에 들어가기 전엔 상처가 없었더라도 물속에서 조개껍데기 등에 긁혀 상처가 날 수 있는 만큼 바닷가 인근에서 활동할 땐 항상 조심해야 하는데요.

 

[양진선/질병관리청 감염병관리과장 :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균은 바다에 살고 있는 세균으로 바닷물의 온도가 18도에서 20도 이상으로 상승하는 시기에 잘 증식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6월 정도부터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면 16시간에서 24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갑작스러운 발열이나 근육통,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증상이 나타나고 하루 이틀 사이 다리를 중심으로 붉은 반점이나 부종, 수포 등의 피부 병변이 생기는 게 특징입니다.

 

[정진원/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비브리오 패혈증의 초기 증상은 감기, 몸살과 유사합니다. 발열이나 오한, 근육통 같은 패혈증 증상이 생기면서 수포가 발생하고, 빠르게 크기가 커지면서 병변이 진행하게 되고요. 붉게 보라색으로 출혈성 수포로 진행되면서 터지고 괴사가 생기는 양상이 일반적인 수포성 피부 질환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비브리오 패혈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먹어도 설사나 배탈 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데요.

 

하지만 만성 간 질환자나 알코올 의존증,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라 감염됐을 때 패혈증으로 증상이 악화해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목숨을 잃은 환자 열에 아홉은 간질환이나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였는데요.

 

[정진원/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면역 저하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특히 간질환이나 간경변을 앓고 있거나, 심한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감기, 몸살 증상이 생기면서 피부에 출혈성 수포가 발생하면 빨리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쇼크로 진행하는 데까지 시간이 하루 이틀 만에 빠르게 진행하기 때문에 치사율이 매우 높고,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려면 어패류는 바닷물이 아닌 흐르는 수돗물로 충분히 씻어 먹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이맘때 회나 덜 익힌 해산물은 반드시 피해야 하는데요.

 

85도 이상의 온도에서 충분히 끓여 먹고, 보관할 때도 5도 이하로 저온 보관해야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