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을 타고 각종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주택가 창문은 모두 굳게 닫혀있고 바람에 날려 온 송홧가루는 주차된 차량에 뽀얗게 내려앉았는데요.
봄철 꽃가루는 참나무, 소나무 등의 나무가 번식을 위해 꽃을 피우며 발생합니다.
보통 4월 말부터 기승을 부리는데요.
하지만 최근엔 이상고온 현상으로 꽃이 일찍 피면서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도 앞당겨지고, 더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이 채집기로 포집한 꽃가루 개수를 보면, 4월 초부터 이미 많은 양의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한 걸 확인 할 수 있는데요.
올봄처럼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던 지난해에도 5월 말까지 많은 양의 꽃가루가 날리면서 2021년에 비해 3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김규랑/국립기상과학원 기상연구관 : "지난해 만들어진 꽃봉오리가 한겨울 추위를 지나고 봄철 높은 온도에 의해 개화돼 꽃가루가 날리게 되는데요. 따라서 올해 3월부터 시작된 높은 기온으로 인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평년에 비해 꽃가루가 일찍 날리게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꽃가루가 위험한 이유는 우리 몸의 면역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환자가 이맘때 많이 늘어나는 이윱니다.
지난해 꽃가루 ‘알레르기 비염’ 환자 수를 보면 2월엔 3천여 명 수준이었다가 4월엔 5천 6백여 명으로 두 달 사이 90% 가까이 증가했는데요.
올해 역시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가 연일 ‘높음’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알레르기 환자라면 외출할 때 각별히 주의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소영/중앙대 광명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조교수 :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계절과 지역 등에 노출되었을 때 콧물, 재채기, 코가 간질간질하거나 눈, 특히 눈 앞부분이 아주 가렵습니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맑은 콧물과 재채기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특징이 있는데요.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결막염이나 천식, 축농증 등 연쇄적인 반응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이란 이유로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박소영/중앙대 광명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조교수 : "‘나는 원래 이맘때 되면 힘들다.’ 하고 그냥 넘기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이것도 만성 염증이기 때문에 축농증이 더 심해진다든지, 밤에 코골이가 심해지고, 또 수면 무호흡이 오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거나 이런 식으로 낮에, 일상생활에 영향을 많이 준다든지 특히 비염 같은 경우는 치료하지 않고 계속 두면 천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때문에 눈이 간지럽거나 충혈되고, 재채기와 콧물 등의 증상이 일주일 넘게 이어진다면 알레르기를 의심하고 병원에 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꽃가루를 최대한 피하는 건데요.
꽃가루 농도가 높은 날, 실내에선 창문을 닫고 야외 활동은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외출해야 한다면 반드시 마스크나 모자,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이나 피부, 눈 등을 가려야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요.
외출 뒤엔 집에 들어오기 전 옷에 묻은 꽃가루를 최대한 털어내고 집에 와서는 손과 얼굴 등을 깨끗이 씻는 게 중요합니다.
또, 이맘땐 평소 일기 예보를 보듯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를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