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반려견 안고 운전하면 사고 위험 4.7배↑”

2024.04.05 | 10:12

달리는 차량의 운전석 창문 사이로 개가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조수석 창문 밖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운전석 창문을 통해 밖으로 뛰어내리기도 하는데요.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이처럼 운전할 때도 함께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로교통법상 영유아나 동물을 안고 운전하는 건 불법으로 최대 5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되는데요.

 

반려동물이 갑자기 움직이면서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거나 운전을 방해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승호/한국교통안전공단 교육운영처장 : "반려동물을 안고 운전하게 되면 전방 시야를 가리게 되고, 집중력이 분산되며 위급상황 발생 시 대처 능력이 떨어집니다. 또한 반려동물이 돌발 행동을 할 경우 운전자 자신의 안전과 반려동물의 안전 그리고 다른 운전자도 위협할 수 있는 행위이므로 절대 해선 안 됩니다."]

 

실제로 반려동물을 안고 운전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실험해 봤는데요.

 

반려견과 함께 운전석에 타니 한 손은 아예 쓸 수가 없습니다.

 

한 손엔 운전대, 다른 한 손엔 반려견을 안고 직진 코스를 지나 후면주차를 해봤는데요.

 

반려견이 낑낑대며 계속 시야를 가립니다.

 

26초 만에 주차한 일반 운전 때와 달리 경계선을 자꾸 벗어나는데요.

 

한 번에 돌던 곡선 구간도 안전 표시장치를 여러 차례 밟고서야 겨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남호/실험 참가자 : "운전대를 돌리는 것도 한 손으로 해야 하고, 변속도 한 손으로 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이 매우 어려웠고, 이제 또 강아지도 신경 써야 하고, 차선도 신경 써야 하다 보니까 여러모로 어렵다고 많이 느꼈습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안고 운전하면 전방 시야가 가려지고, 집중력이 분산돼 위기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반려동물을 안고 운전했을 때 사고 위험이 평균 4.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주차할 땐 경계선을 평균 2.8회 벗어났는데 이는 반려동물 없이 운전할 때보다 10배 가까이 높은 수칩니다.

 

그렇다면, 반려견과 함께 차로 이동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언제 어디로 움직일지 모르는 반려견을 앞좌석에 두는 건 매우 위험한데요.

 

운전석에서 분리해, 반려동물용 이동장이나 카시트가 설치된 뒷자리에 고정해 태워야 합니다.

 

또,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반려견은 운전석 주변에서 분리해 놓는 게 안전한데요.

 

[이웅종/반려동물 행동 교정 전문가 : "조수석에 안전장치가 돼 있다 하더라도 운전하다 보면 자꾸 시선이 반려견 쪽으로 가는 경우가 매우 많거든요. 조수석 뒷자리라든지 아니면 트렁크 쪽을 이용해서 반려견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운전자도) 위험하지 않게 운전하는 것이 (반려견 동반) 이동의 가장 기본 원칙입니다."]

 

반려견이 차 타는 것을 무서워하거나 이동에 익숙지 않다면 미리 산책해 스트레스를 줄여주거나, 차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줄 필요가 있는데요.

 

평소 익숙한 장난감을 함께 놔주는 것도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웅종/반려동물 행동 교정 전문가 : "이동장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주기 위해 간식 같은 걸 자연스럽게 이곳저곳에 넣어주면 반려견이 좋아하는 공간이 되거든요. 좋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쉬고,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런 이동장 훈련 교육을 해주는 게 좋습니다."]

 

또, 반려견과 오랜 시간 이동할 땐 한두 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러 산책하고, 부족한 수분을 공급해 주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