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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낙엽에 불 붙이자 6초만에 ‘활활’

2024.03.28 | 10:33

어두워진 산 능선을 따라 시뻘건 불길이 타오릅니다.

 

지난 3일 충북 청주의 한 야산에서 일어난 이 불은 산림 2,500여㎡를 태운 뒤 1시간 20여 분 만에 꺼졌는데요.

 

인근 주민이 쓰레기를 태우다가 불씨가 산으로 번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밖에도 하루 뒤엔 충남 금산에서, 10일엔 충북 옥천과 충남 공주 등에서도 산불이 잇따랐는데요.

 

산림청의 자료를 보면, 3월엔 평균적으로 전달에 비해 산불이 2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피해 면적으로 보면, 절반을 넘어서는 59%가 3월 한 달간 집중됐는데요.

 

[박상모/경기 가평소방서 현장대응 3단장 : "봄이 되면서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에 마른 낙엽이 쌓이게 되고, 바람까지 강하게 부는 날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때 사람들의 부주의한 행위로 시작된 작은 불이 바람에 빠른 속도로 번지고, 불티가 바람에 비화하면서 먼 곳까지 날아가서 대형 산불로 확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낮 기온이 오르는 이맘때부터 산불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기온이 오르면 수풀의 습기를 없애 그만큼 불에 더 잘 타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산불 위험도를 나타내는 ‘산불 기상지수’를 보면, 기온이 1.5도 높아지면 산불 위험도는 8.6%, 2도 높아지면 13.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산림주무관 : "(산불 기상지수는) 온도, 습도, 강수량, 풍속 4가지 인자를 활용해서 수치화하고 있는데요. 기존의 강수량 때문에 (지금까지는) 상당히 젖은 상태여서 산불 발생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산불 발생 위험성이 점차 올라가면서 이제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높아진 기온에 바짝 마른 낙엽이 얼마나 불에 잘 타는지 알아본 실험 영상인데요.

 

봄철 낙엽의 수분 함유량은 10% 수준. 불을 붙이자 6초 만에 불길이 치솟는데요.

 

반면에 초여름 수준인 35% 낙엽은 11초가 더 지나서야 불이 붙었습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산림주무관 : "낙엽이 가장 위험한 이유는 작은 불씨에도 쉽게 불이 붙는 조건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산불 발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으며, 바람에 의해 확산할 때도 습도가 낮으면 그만큼 (불이) 빨리 확산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낙엽의 수분 함량은 산불 발생과 산불 확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불은 대부분 사람들의 사소한 부주의에서 시작되는데요.

 

산을 찾은 사람들이 실수로 불을 내거나 농업 부산물, 쓰레기 등을 소각하다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전체의 58%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산에서뿐만 아니라,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어떠한 소각도 해선 안 되는데요.

 

또, 산과 가까운 곳에서는 운전 중에라도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박상모/경기 가평소방서 현장대응 3단장 : "‘설마 산까지 불이 번지겠어?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 부주의한 행동이 산불로 이어지게 되고 여기에 강풍을 만나게 되면 대형 산불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라이터 등 화기, 인화물질, 발화 물질을 가지고 산에 입산하는 것은 금지돼 있는데요. 또한 이보다 중한 실화나 방화죄로 확인되면 벌금, 형사처벌이 규정돼 있습니다."]

 

만약 산불을 발견했다면 119나 112, 지역 산림을 담당하는 행정 관청 등으로 최대한 빨리 신고해야 하는데요.

 

산불이 확산해 주민대피령이 발령되면 공무원의 안내에 따라 즉시 대피하고 대피할 땐 마스크나 젖은 수건 등으로 입과 코를 가려 뜨거운 연기를 마시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