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노인층 진단 늦어져 치사율도 높아

2023.12.19 | 15:12

20일째 입원 중인 결핵 환자.

 

국가 건강검진을 통해 진단받았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어 약을 잘 챙겨 먹지 않았더니 병세가 심해졌는데요.

 

[최선규/경기 남양주시 : "어지럽기도 하고, 식욕이 떨어지고, 무기력하고, 소화 불량에다 (감염 초기엔)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몸이 힘들었어요."]

 

결핵은 흔히 가난했던 시절의 질병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자료를 보면, 지금도 해마다 2만 명이 넘는 환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1천 300여 명은 결핵으로 목숨을 잃는데요.

 

[이경인/결핵연구원장 : "결핵은 치료하지 않으면 50% 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감염병이며, 최근 통계에 따르면 11년 연속 감소하던 결핵 환자 수가 2023년 3분기에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대면 모임이 증가하고, 동시에 의료 접근성이 회복되면서 조기 발견하지 못했던 결핵 환자들이 증가한 것일 수 있습니다."]

 

결핵균에 감염되더라도 대부분은 몸속 면역력에 의해 발병이 억제됩니다.

 

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잠복해 있던 결핵균의 활동이 활발해져 언제든 발병할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젊은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몸이 약한 노인들은 결핵균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결핵 환자의 절반 이상은 65세 이상 노인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숫자가 많이 늘어나는데요.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역시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은 65세 이상 노인입니다.

 

[엄중식/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노인들의 경우에는 (결핵의) 전형적인 증상이 안 나타나고, 매우 느리고 천천히 진행하는 폐렴 형태로 나타나면서 결핵이 진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빠른 진단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겠고요. 또 하나는 치료가 좀 어렵습니다. 노인들의 경우에는 기저질환들이 있을 때 결핵의 치료가 상당히 어려워지고, 다양하게 먹고 있는 약들이 있을 때는 결핵약과의 상호작용 때문에 약을 선택하는 데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기침이 2주 넘게 계속되거나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거나, 체중이 급격히 줄거나, 평소와 달리 식은땀이 나고, 식욕이 떨어지면 결핵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조영수/서울시 서북병원 흉부내과 전문의 : "감기 증상이 한 달 이상, 두세 달 계속됐는데 안 낫는다고 병원에 오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검사를 하다 보면 (증세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이 있죠. 특히 이제 65세 이상 노인들인 경우에는 호흡기 증상이 두드러지기보다는 전신 쇠약이나 식욕 부진 이런 걸로 병원에 와서 결핵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핵의 감염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검사가 중요합니다.

 

특히 고령일수록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때문에 65세 이상이라면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관할 보건소에서 무료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조영수/서울시 서북병원 흉부내과 전문의 : "결핵이라는 게 잠복기가 굉장히 깁니다. 본인이 결핵 환자인 줄 모르고 다른 사람한테 전염을 시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예방 치료를 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결핵균에 감염되면 보통 6개월 넘게 치료해야 완치되고, 24개월 이상 치료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증상이 없다고 약 복용을 중간에 멈추면 나중에는 아예 치료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는 만큼 꾸준한 치료가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