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붓고 가렵다면 저온 화상 의심해야

2023.11.28 | 10:08

예년보다 앞당겨 찾아온 추위에 난방용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최춘수/서울 마포구 : "추우니까 따뜻하게 자려고 (전기장판을) 틀죠. 잠자리는 따뜻해야 몸이 풀리니까..."]

 

[서혜민/서울 구로구 : "붙이는 핫팩을 발바닥에 하나씩 붙이기도 하고, 등에다가도 한두 개 붙여서 사용하는 거 같아요."]

 

이 같은 난방용품들은 추위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 주지만 아주 뜨겁지 않다고 방심하다간 깊은 화상을 입을 수도 있는데요.

 

바로, 저온 화상입니다.

 

저온 화상은 피부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열기에 오랜 시간 노출돼 변성되면서 입게 되는 화상을 말하는데요.

 

일반 화상보다 면적은 좁지만 상처가 깊은 게 특징입니다.

 

[김도헌/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교수 : "4~5시간 핫팩을 대고 자다가 깼는데 피부가 벌그스름하게 변했거나 주변에 염증 소견이 보인다면 생각보다 심하게 피부에 이상이 온 거고, 신경까지 손상돼서 나중에는 근육까지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저온 화상의 위험성을 알아보기 위해 전기장판과 핫팩의 표면 온도를 측정해 봤는데요.

 

전기장판 온도를 중간에 놓고 평소 사용하는 것처럼 이불을 덮었더니 30분이 지나자, 온도가 53도까지 올라갔습니다.

 

시중에서 구입한 핫팩 역시 주머니에 넣고 1시간 뒤 온도를 재봤는데요. 표시된 최고온도를 훌쩍 넘겨 80도까지 치솟았습니다.

 

[김기연/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 : "미국 화상학회 자료를 보면 (피부가 열에 노출되는 온도가) 44℃일 때 1시간, 50℃일 때 3분, 그다음에 60℃에 노출이 되면 8초 안에 피부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이 파괴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특히 70℃ 이상 같은 경우는 피부에 급격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저온 화상은 상처를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고, 상처를 발견해도 그 정도가 심해 보이지 않아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별한 통증이 없어도 피부가 붓고,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진단받는 것이 좋은데요.

 

[박연순/화상전문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 "(저온 화상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고요. 수일이 지날수록 피부가 붉어지고, 통증이나 가려움 등이 생기기도 하고, 조금 더 심하면 물집이 생기거나 피부가 까맣게 되는 괴사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특히 피부가 연약한 영유아나 감각이 둔해진 노약자, 당뇨 환자라면 저온 화상에 더 취약할 수 있는 만큼 난방용품을 사용할 때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박연순/화상전문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 "고령의 환자거나 당뇨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말초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온 화상을 입더라도 깊게 입는 경우가 있고요. 요새는 젊은 사람들도 수면제를 먹고 자거나 아니면 과음하고 자는 경우에 자기도 모르게 오랫동안 (난방용품에 피부를) 접촉해 화상을 입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온 화상을 피하기 위해선 난방용품의 적절한 사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전기장판을 쓸 때는 얇은 이불을 깔거나, 긴소매 옷을 입어 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잠들기 전엔 시간 예약 기능을 활용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도록 설정해 두는 게 안전합니다.

 

핫팩 역시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되도록 장갑을 끼고 사용하는 게 좋은데요.

 

또, 붙이는 핫팩은 절대로 피부에 바로 붙이지 말고 속옷이나 내복 위에 사용해야 합니다.

 

만약 저온 화상을 입었다면 10분 이상 차가운 물로 상처 부위의 열기를 빼주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