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난방 전 연통 점검 “환기는 필수”

2023.10.31 | 16:37

지난해 10월, 전북 무주에선 일가족 5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같은 날, 경북 포항의 한 숙박업소에서도 6, 70대 여성 3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모두 배기관 틈으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가 원인이었습니다.

 

일산화탄소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연소가 일어날 때 발생하는데요.

 

색깔도 없고 냄새도 안 나지만 중독되면 몸 안에 산소 공급을 막아 치명적입니다.

 

특히 중독에 따른 증상이 일부 나타나도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해야 하는데요.

 

[한상수/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 "무기력하다고 느끼거나 약한 두통이 있거나 어지럼증이 있거나 이런 증상들로 인해서 일산화탄소에 노출이 된 상태임에도 내가 감기 기운이 있는 게 아닌가, 혹은 내가 오늘 컨디션 저하가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착각해서 일산화탄소 중독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중독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정상적인 연통과 이음새에 틈이 생긴 연통을 보일러에 연결한 뒤 가동해 봤습니다.

 

멀쩡한 연통에선 배출구로만 가스가 나오지만, 틈이 생긴 연통에서는 곳곳에서 가스가 나와 방안으로 퍼지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밀폐된 공간이라면 2시간 내로 정신을 잃을 수 있습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모두 33건.

 

숨지거나 다친 사람도 66명에 달하는데요.

 

[홍승운/한국가스안전공사 검사총괄부장 : "가스보일러를 사용하기 전엔 배기관이 찌그러지거나 빠지진 않았는지, 그리고 배기관 끝이 실내에 자리 잡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가스보일러 가동을 멈추고 가스 공급회사 또는 한국가스안전공사에 연락하여 점검받아야 합니다."]

 

일산화탄소 중독은 실내에서뿐만 아니라 캠핑이나, 차에서 잠을 자는 이른바 '차박‘ 등을 할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밀폐된 자동차 안에서 작은 가스난로를 켜봤는데요. 

 

일산화탄소 농도가 금세 2,700ppm을 넘어섭니다.

 

좁은 텐트는 더 위험했는데요. 

 

차량보다 2배 빨리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더니, 산소 농도도 16%대로 떨어졌습니다.

 

[한상수/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 "일산화탄소가 들어오게 되면 (우리 몸 곳곳에) 산소를 전달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에 따라서 우리 몸은 저산소증에 빠지게 되는데요. 특히 산소에 민감한 뇌라든가 심장과 같은 장기는 오히려 손상을 더 많이 받게 됩니다."]

 

난로를 잠들기 좋은 온도로 낮추는 건 더 위험했는데요.

 

난로를 세게 틀었을 때보다, 30% 정도 약하게 틀었을 때 일산화탄소 농도가 더 짙어졌습니다.

 

난로를 세게 틀 경우 주변 산소만 급격히 빨아들이고 자연적으로 꺼질 수 있지만 가스 소모량이 적으면 오히려 천천히, 공간 안에 있는 산소를 모두 소진해 오랜 시간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는 건데요.

 

[이영주/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 "연소가 천천히 일어나면 소량으로 계속 일산화탄소를 마시게 되면서 오히려 중독을 인지하거나 자각증상을 확인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조금 더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숯이나 장작 등을 사용할 때도 주의해야 합니다. 

 

불이 꺼진듯해도 남은 잔불이 계속해서 일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사고를 예방하려면 캠핑이나 차박 등 야외에서 난방기기를 사용할 땐 계속 환기해 줘야 합니다.

 

또, 인증받은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사용하는 것도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