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폭염과 물에 쉽게 파손 “차선 변경 더 위험”

2023.09.11 | 16:32

좁은 도로를 천천히 달리는 승용차.

 

도로 오른쪽에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가 보이는데요.

 

덜컹하는가 싶더니 차가 크게 휘청입니다.

 

포트홀로 불리는 ‘도로 파임’인데요.

 

[고미림/경기 고양시 : “웅덩이니까 살짝 밟고 지나가면 되겠거니 하고서 지나갔는데 지나가는 순간 굉음이 들려서 깜짝 놀랐어요. 진정이 안 돼서 심장이 계속 떨리더라고요.”]

 

차량은 결국 바퀴와 앞쪽 범퍼가 파손됐습니다.

 

포트홀은 도로 표면이 부서지거나 내려앉아 냄비처럼 구멍이 파인 곳을 말하는데요.

 

빗길에선 낮에도 주행 중엔 발견하기가 쉽지 않고, 야간엔 아예 보이지도 않아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합니다.

 

[심태곤/경기 고양시 : “포트홀을 지나가다가 핸들을 놓칠 뻔해서 사고 날 뻔한 일을 나도 몇 번 겪어봤어요.”]

 

[김용수/서울 은평구 : “포트홀을 피한다고 피했는데 뒷바퀴가 터진 적이 있어요. 비 올 때라든지 위험할 때가 많아요.”]

 

이런 도로 파임 현상은 최근 4년간 고속도로에서만 17,000건 가까이 발생했는데요.

 

도로가 폭염에 달궈지고, 비가 자주 내리는 7월부터 9월 사이 집중됐습니다.

 

이 시기에만 도로 파임이 7천 건이 넘게 발생했는데요.

 

[정의석/도로교통공단 안전교육부 교수 : “아스팔트는 물과 열에 굉장히 약합니다. 폭염이 이어지고 뒤따라 장마가 연결되면서 도로 상태가, 특히 도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노면 아스팔트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습니다. 그 상태에선 파손이 쉽게 오기 때문에 현재 (포트홀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도로 파임은 차량 자체의 안전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파인 도로 위를 지날 때 차량이 받는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본 실험 영상인데요.

 

시속 50km로 달리는 승용차가 파인 도로 위를 지나자, 휠과 타이어가 크게 찌그러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포트홀 자체가 바퀴 크기만큼 커졌거나 또는 깊이가 깊어지게 되면 차가 지나갈 때 타이어가 터지는 것은 물론이고요. 또 휠이라든지 타이어 브레이크 시스템 자체가 다 망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파인 도로 앞에서 급하게 멈추거나, 차선을 바꾸는 건 더 위험한데요.

 

속도를 줄이면서 그대로, 천천히 통과하는 게 그나마 피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정의석/도로교통공단 안전교육부 교수 : “포트홀을 만났을 때 (포트홀과의) 거리가 가깝거나 속도가 빠르다면 차가 심하게 손상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포트홀을 갑자기 피하려다 중앙선을 넘는다든지, 급하게 차로를 변경하면 다른 차와의 충돌로 이어져 대형 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 운전 중 과속방지턱이 없는데도 차가 심하게 흔들리거나 충격이 느껴졌다면 차량의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또, 타이어나 휠에 문제가 있거나 조향이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즉시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를 이용해 차량을 견인하는 게 안전한데요.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타이어가 터진다든지, 또는 휠이 깨짐으로 인해서 순간적으로 고속에서 제어 성능이 떨어져 사고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또 평상시 운전하던 것보다 핸들의 조정 성능이 떨어진다든지, 또 차가 한쪽으로 쏠린다는 느낌이 들면 조향 장치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도로를 달리다 파인 곳을 발견했다면 비상등을 켜 주위 차량에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내주는 게 좋습니다.

 

뒤따라오는 다른 차량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신고할 필요도 있는데요.

 

한국도로공사 콜센터 1588-2504번이나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안전신문고’를 통해서도 제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