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갑자기 덮친다” 바닷가 방문 전 꼭 확인

2023.08.23 | 13:10

소방대원들이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합니다.

 

바닷가에서 물놀이하던 2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린 건데요.

 

이 남성은 사고 2시간 만에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지난달 1일엔 피서객 세 명이 물놀이를 하다 70미터 넘게 바다로 떠밀려가 구조되기도 했는데요.

 

앞서 6월엔 제주 서귀포의 한 해수욕장에서 몸에 묻은 모래를 씻던 관광객이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모두 너울성 파도 때문이었는데요.

 

[송해랑/강원도 삼척시 :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많이 봤는데 파도가 칠 때는 괜찮지만 이게 내려갈 때 사람을 몰고 내려가거든요. 굉장히 위험해요."]

 

[서승교/충북 제천시 : "맨눈으로 봐도 (파도가) 세 보이는데도 그냥 일단은 바다에 왔으니까 놀고 싶다는 이런 마음으로 (바다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너울성 파도는 강한 저기압이나 태풍 등으로 인해 먼바다의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큰 물결이 생겨 해안까지 파장이 밀려오는 현상입니다. 강한 너울성 파도는 높이가 5미터를 넘는 경우도 많아 바닷가 인근이라면 어디든 안심할 수 없는데요.

 

먼바다에서부터 밀려오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할 때 갑자기 덮쳐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영수/강원 삼척파출소 경위 : "강한 바람에 의해 짧은 주기로 계속해서 치는 파도와 달리, 너울은 먼바다에서부터 긴 주기로 점점 세력을 키워서 순간적으로 덮치게 됩니다. 건장한 성인 남성도 순식간에 떠밀려 갈 수 있고, 한 번 너울성 파도에 휩쓸리게 되면 수영을 아주 잘하는 사람도 위험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파도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본 실험 영상인데요.

 

150분의 1 크기로 축소한 마을에 3미터 높이의 파도가 치는 상황을 가정해 봤습니다.

 

방파제가 파도를 어느 정도 막아내는데요.

 

하지만 9미터 높이로 파도를 일으키자 순식간에 방파제를 넘어 마을을 물바다로 만듭니다.

 

[박종율/국립재난안전연구원 해안재난연구팀장 : "파고가 7미터 정도일 경우에는 방파제에 미치는 충격은 1제곱미터당 30톤 정도입니다. 이는 자동차가 시속 50km 속도로 달리다 콘크리트 벽에 충돌하는 것과 같은 위력입니다. 해안가를 산책하는 관광객들이나 낚시하는 사람들, 연안 지역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방파제나 해안가, 해수욕장 인근에서 활동할 땐 미리 기상 예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바닷가에서 물놀이한다면 구명조끼와 튜브 같은 안전 장비를 꼭 챙겨야 하는데요.

 

또, 파도가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해안가에서 주의 방송이 나오면 즉시 위험 지역을 벗어나야 합니다.

 

너울성 파도는 계절과 상관없이, 맑은 날에도 갑자기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김원보/강원지방기상청 주무관 : "너울성 파도는 태풍이나 저기압이 지나간 뒤에라도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발생한 풍파가 전달되기 때문에 바람이 없고 맑은 날씨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맨눈으로 보기에는 잔잔해 보이지만 파도 주기가 8초 이상으로 길기 때문에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해안가로 밀려와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만약 큰 파도에 휩쓸렸다면, 당황하지 말고 튜브나 구명조끼 등을 붙잡고 침착하게 구조를 기다려야 합니다.

 

[천영수/강원 삼척파출소 경위 : "구조대원이 올 때까지 생존 수영으로 오랜 시간을 물 위에서 버틸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한데요. 온몸에 힘을 빼고 턱을 하늘로 향한 채 누워 최소한의 호흡으로 물 위에 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도에 휩쓸려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했더라도 직접 구하려 시도하는 건 위험한데요.

 

바로 119에 신고한 뒤 부력이 있는 물건을 던져줘 구조대가 올 때까지 물에 빠진 사람이 최대한 잡고 버틸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