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자마자 찜통더위의 기세가 거셉니다.
더위를 피하려고 에어컨을 켜는 시간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요.
[김정연/서울시 구로구 : "에어컨을 많이 틀다 보니까 몸도 안 좋아지는 걸 느끼고 있어서 안 켜고 싶은데, 안 켜기에는 또 더위가 너무 심해서 에어컨을 어쩔 수 없이 (켜게 됩니다.)"]
[지선웅/서울시 강서구 : "(날씨가) 습하고 더워서 에어컨을 끌 수도 없고, 켜면 너무 춥고 애매한 것 같아요."]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과도하게 틀면 우리 몸은 이상 신호를 보냅니다.
자율신경계가 더운 외부와 차가운 실내의 온도 차에 적응하지 못해 '냉방병'에 걸리기 때문인데요.
과도한 냉방은 우리 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기온이 31도인 외부에서 측정한 결과 피부 표면의 온도는 37.2도, 체온은 37.4도로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냉방 온도가 24도로 맞춰진 사무실에서 한 시간 동안 생활한 뒤 다시 재봤더니 피부 온도가 6도 넘게 떨어졌는데요.
반면에 체온은 36.9도로 변화가 크지 않았습니다.
[송영석/내과 전문의 : "냉방병은 냉방 증후군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증후군은 여러 가지 증상과 징후들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뜻합니다. 주로 감기 증상처럼 몸살, 두통, 오한 그리고 혈액순환 문제로 인한 손발 냉증 그리고 설사, 복통 같은 장 관련 증상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습도가 낮아지는 것도 문젠데요.
여름철 적정 실내 습도는 60% 정도.
하지만 냉기를 유지하려고 창문을 꼭꼭 닫아두다 보면 습도가 떨어져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집니다.
게다가 나빠진 실내 공기에 각종 유해 물질과 세균, 바이러스 등의 농도도 높아져 두통이나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는데요.
[박영환/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습도가 30~40%까지 내려가게 되면 점막도 마르게 되고 그로 인해서 (우리 몸에) 바이러스나 균의 침투가 쉬워지게 되고, 감기나 호흡기 질환 같은 질병들에 노출될 위험이 훨씬 커지게 됩니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에어컨을 실내 적정온도인 26도 정도로 맞춰 실내외 온도 차이를 5도 안팎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에어컨을 켠 상태라도 최소 2시간에 한 번씩은 창문을 열어 자연 환기를 해줘야 하는데요.
또, 에어컨의 찬 공기가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얇은 긴소매 옷 등을 챙겨 체온을 조절할 필요가 있는데요.
[송영석/내과 전문의 : "가급적 에어컨 바람을 피하거나 에어컨 바람을 피할 수 없다면 환기를 자주 해주고, 물을 자주 섭취해서 수분을 유지해 주는 게 좋은 예방법이 되겠습니다. 또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냉방병에 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운동, 규칙적인 식습관, 수면 이런 것들이 중요합니다."]
에어컨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에어컨 필터나 송풍구, 냉각핀에 붙은 각종 먼지나 세균이 바람을 타고 나와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기 때문인데요.
에어컨 필터와 내부 깊숙한 곳은 전용 세정제로 자주 청소해 주고, 사용 뒤엔 자동 건조나 송풍 기능을 활용해 에어컨 내부 습기 역시 충분히 말려주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