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습도 높은 찜통더위 “흐린 날도 조심해야”

2023.07.20 | 09:44

폭우가 그치고 나면 다시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체감온도는 물론 불쾌지수까지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갑동/서울시 서대문구 : "더워서 일하기 힘듭니다. 바람은 불어도 습도가 높으니까 땀이 더 많이 나는 것 같아요."]

 

[박서진/인천시 미추홀구 : "너무 더워서 걷는 것도 힘들고, 대중교통 타는 것도 되게 벅차고 매우 힘듭니다."]

 

이처럼 습도가 높고 기온이 크게 오르면 온열 질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올해 들어서만도 벌써 450여 명의 사람들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는데요.

 

요즘 같은 장마철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진규/기상청 예보분석관 : "저기압이 통과하고 난 다음에는 남쪽으로부터 들어오는 고온다습한 공기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폭우가 있고 난 뒤에 폭염이 나타나는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인데요.

 

열사병에 걸리면 땀이 나진 않지만, 열이 나고 의식을 잃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땀을 많이 흘리면서 힘이 없고 창백해지는 건 열탈진의 증상인데요.

 

두 질환 모두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김덕호/노원 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온열질환에 노출되면) 팔이나 다리가 붓는 증상이 생기기도 하고요. 쥐가 나는 것처럼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두통이나 어지럼증 혹은 실신 이런 증상들이 동반되는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고요. 의식이 저하되는 경우에도 온열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해가 한낮만큼 뜨겁지 않다는 이유로 오전이나 새벽 시간을 활용해 바깥 활동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때도 방심해선 안 됩니다.

 

환자가 발생한 시간대를 보면, 4명 가운데 1명은 새벽이나 오전 시간대 온열질환이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바깥 활동을 꼭 해야 하는 경우라면 시간대에 상관없이 시원한 곳에서, 틈틈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해가 없는 흐린 날이라도 조심해야 하는데요.

 

습도가 높으면 흘린 땀이 쉽게 증발하지 못해 열사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덕호/노원 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공기 중에 일정량 이상의 수분이 많이 포함된 경우라면, 땀이 기화되어 수증기로 충분히 바뀌지 못하고, 그대로 땀 형태로 남아 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상시의 절반 이하 정도밖에 열 발산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온열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외출할 땐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양산이나 모자 등으로 햇빛을 최대한 가리는 게 좋습니다.

 

또, 갈증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물을 자주 마셔줘야 하는데요.

 

특히 자기 몸 상태를 잘 살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느껴질 경우 그늘진 곳을 찾아 충분히 쉬어야 합니다.

 

만약 온열질환이 의심되는 환자가 있다면 바로 119에 신고한 뒤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데요.

 

[조현/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시원한 곳으로 환자를 먼저 옮겨야 하고요. 그다음에는 옷을 좀 느슨하게 풀어줘서 공기가 순환되게 해주고, 그다음에 피부 온도가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원한 물로 닦아주는 정도로 해주고, 의식이 있다면 물을 좀 충분하게 섭취하도록 하는 게 좋고요. 의식이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이럴 때는 억지로 물을 안 주는 게 좋습니다."]

 

평소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폭염에 노출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는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