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해수욕장.
바다 한가운데 한 남성이 상반신까지 물에 잠긴 채 애타게 구조를 기다립니다.
해경이 구조정을 타고 출동하는데요.
해경은 빠르게 남성을 구조정으로 이동시킵니다.
이 인근에선 최근 2달 동안 갯벌 활동을 하다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랐는데요.
해양경찰청의 자료를 보면 갯벌이나 갯바위에서 발생한 고립 등의 사고로 최근 5년간 9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김승환/인천해경 영흥파출소 해상구조팀 경장 : "서해안은 조석 간만의 차가 크기 때문에 물때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하는데 물때 시간을 놓쳐 고립되거나 물에 빠지는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요즘은 갯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발이 빠져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고, 비나 안개 등으로 시야가 나빠져 방향 상실로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닷물이 차오르는데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밀물의 속도 때문인데요.
밀물은 얼마나 빠른 걸까.
해경 구조대원이 차오르는 밀물과 동시에 갯벌 바깥으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밀물에 곧 따라 잡히고 마는데요.
밀물의 속도는 성인 걸음보다 두세 배 빠른 시속 7~15km 정도입니다.
갯벌에서 성인이 1분에 6미터 정도를 걷는 데 반해 밀물은 최대 18미터까지 빠른 속도로 들어차는 건데요.
실제로 하루 중 해수면이 가장 낮은 ‘간조’가 지나자 1시간여 만에 갯벌 일대에 물이 가득 찼습니다.
인천 영흥도를 기준으로 보면 같은 날에도 수심이 최대 6미터까지 차이가 나는 건데요.
[채철기/인천해양경찰서 안전관리계장 : "(갯벌로) 멀리 나가는 경우 직선거리로 따지면 3~4km 정도 되지만, 보통 직선으로 안 나가고 갯골을 피하고, 그다음에 (조개가 많이 나오는) 장소를 본인들이 찾아서 가기 때문에 6~10km 이상 멀리 갑니다. 근데 갯벌에서 6~10km는 정말 걷기가 어렵습니다. 발이 빠지는 곳이 있고 단단한 부분이 있어요. 체력 소모가 많이 되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탈진이 됩니다."]
갯벌에서는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생긴 깊은 물길인 ‘갯골’도 조심해야 합니다.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갯골부터 빠르게 차오르기 때문인데요.
게다가 갯골에 물이 차면 유속이 빠르고, 수심이 깊어 매우 위험합니다.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데요.
그렇다면 갯골은 얼마나 깊을까.
물이 빠진 곳에 장대를 꽂아 봤습니다.
1m 30cm까지 들어가는데요.
어린이의 키만 한 깊이입니다.
[송한진/인천해경 영흥파출소 해상구조팀 경장 : "눈으로 보기에는 평평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움푹 팬 갯골이 있습니다. 아주 넓고 깊은 갯골은 정말 위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갯골이 어디인지 파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갯벌에서의 사고를 피하려면 반드시 물때 시간을 미리 알아두고, 물이 들어오는 시각보다 한두 시간 전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구명조끼도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데요.
혹시 모를 고립 사고에 대비해 휴대전화 배터리와 방수팩, 손전등도 챙겨야 합니다.
또, 갯벌에 빠지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일행과 함께 다니는 게 안전한데요.
휴대전화에 해양 안전 애플리케이션 '해로드'를 미리 설치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위치 파악이 중요한 갯벌 사고에서 정확한 위치를 전송해 신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