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아스팔트 도로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릅니다.
예년보다 앞당겨 찾아온 더위에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일도 잦아졌는데요.
도심 곳곳엔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정재희/부산시 서구 : "아침엔 좀 싸늘하게 느껴져서 긴팔을 입었는데 낮이 되니까 되게 여름 날씨같이 햇살이 뜨겁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 같은 고온과 강한 햇빛은 도심에서 오존을 만들어 내는데요.
오존은 대기권 밖에서는 자외선을 막아주는 고마운 존재지만, 지표면 근처에서는 사람의 호흡기와 눈은 물론 농작물에도 피해를 주는 유독물질입니다.
오존은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강한 햇빛과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지는데요.
특히 기온이 25도를 넘어서면서 습도가 낮고, 바람이 적은 쾌청한 날씨가 이어질 때 발생하기 쉽습니다.
[임영욱/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 :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물질들은 정부의 저감 정책에 의해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그중 유일하게 지속해 늘고 있는 물질이 오존입니다. 오존과 같은 물질들은 가스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마스크로는 전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없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이런 때는 활동량을 줄이거나 태양광선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는 0.1에서 0.3ppm 정도의 오존에 1시간 정도 노출되면 두통이 오고, 호흡기와 눈에 자극을 받는데요.
오존경보가 발령되는 시간당 0.3ppm을 넘어서면 시력과 폐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또, 장기간 노출되면 천식이나 심혈관계에도 영향을 줘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는데요.
[임영욱/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 : "오존에 대한 피해는 호흡기로 연결된 기관지부터 시작해서 폐포까지 연결된 점막 자극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아직 호흡기가 완벽하게 완성되지 않은 어린이라든가, 또 호흡기가 많이 퇴화한 노인, 혹은 호흡기 계통에 질병을 앓고 있는 기저질환자의 경우 피해가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오존의 위협은 해마다 심해지고 있는데요.
국립환경과학원의 자료를 보면, 1989년 0.011ppm이었던 전국의 연평균 오존 농도는 2020년 0.03ppm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시간당 평균 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 내려지는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 역시 2005년 84회에서 2021년에는 400회까지 늘었는데요.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3월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습니다.
[김지영/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연구관 : "오존은 온도, 일사량,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최근 기후 변화로 점점 더워지고 일사량이 늘어남에 따라 오존을 만들어 내는 광화학 반응이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조건이 만들어지면서 대기 중 오존 농도가 지속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존 농도가 높을 땐 야외 활동을 피하는 게 최선입니다.
특히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에는 운동이나 산책 등을 자제하고, 환기도 하지 않는 게 좋은데요.
또, 요즘같이 오존 농도가 높은 시기엔 매일 아침 일기예보나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듯 오존 정보도 챙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상청 날씨누리나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에어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서 실시간 오존 농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