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가 한 대가 농수로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119구급대가 출동합니다.
경운기에 깔렸던 80대 운전자는 크게 다쳐 결국 병원으로 옮겨졌는데요.
이 밖에도 지난 7일엔 전북 남원에서, 다음 날인 8일엔 충북 영동에서도 농기계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최근 3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농기계 안전사고는 모두 300여 건.
특히 다친 사람 가운데 60% 가까이는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는데요.
농기계를 다루는 것이 힘에 부치는 데다 위급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세천/경기도 안성시 : "(농기계로) 논두렁 같은데 넘어 다니고 그러면 위험하잖아요. 위험하다고 또 안 쓸 수는 없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 시킬 수도 없고, 그러니까 그냥 내가 하는 거예요."]
또, 오래 사용한 익숙한 장비에 대한 방심으로 안전에 소홀해지는 경우도 많은데요.
실제로 사고 유형을 보면 농기계 체인이나 벨트에 신체 일부가 끼이거나 농기계가 전복돼 눌리는 사고가 27.4%로 가장 많았습니다.
농기계에 타거나 내리다 떨어지는 추락 사고도 적지 않았는데요.
[김병갑/국립농업과학원 안전재해예방공학과장 : "아무래도 나이가 들다 보면 위급 상황에서 반응 속도도 느리고, 힘도 부족하고 그래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게 되고요. 또 옛날부터 계속 사용해 오던 농기계라서 약간 방심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충분히 작업이 가능했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까 힘에 부치고 잘 안되는, (위험 상황에도) 판단이 안 되고 그런 경우가 있죠."]
이 같은 농기계 사고를 예방하려면 사전에 조작법을 잘 알아두고, 자주 점검해 제대로 작동되는지 늘 확인해야 합니다.
또, 헐렁하고 소매가 긴 옷은 농기계 벨트나 체인 등에 말려들어 갈 위험이 있는 만큼 피해야 하는데요.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농기계 임대 사업소나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실시하는 안전 교육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심재국/경기도 안성시 농업기술센터 주무관 : "초보자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사용법) 숙지가 안 돼 있는 경우가 많아요. 기계를 다룰 때 미숙하거나, 또 전에는 잘 다뤘는데 지금은 (나이가 들어) 잘 못 다루는 경우도 많아서 좀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농기계를 도로로 몰고 나가는 경우라면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차로 폭이 좁고, 굽은 길이 많은 농촌지역 도로 특성상 일반 차들은 제한 속도와 차선 등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은 데 반해 농기계는 속도가 느리고 회전 반경이 커 돌발 상황에서도 신속한 대처가 어렵기 때문인데요.
게다가 농기계는 일반 차와 달리 안전띠나 에어백 등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어 운전자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2021년 통계를 보면 농기계 교통사고의 경우 일반 교통사고보다 치사율이 12배 가까이 높았는데요.
[김동현/경기도 안성시 농업기술센터 주무관 : "농기계는 저속 운행을 합니다. 근데 일반 차량 운전자들은 그걸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안전거리 미확보로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 같고, 농업인들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전후방 주시도 잘 안 하고,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급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사고가 잦습니다."]
깜깜한 밤, 농기계가 등화장치를 달지 않고 도로를 달리는 것도 사고의 원인이 됩니다.
전방을 제대로 주시하지 않거나, 속도를 조금이라도 높였다간 사고로 이어지기 쉬운데요.
[심재국/안성시 농업기술센터 주무관 : "농기계가 일반 도로에서 운전할 때는 전후방을 잘 살펴서 뒤에 차가 없는지 확인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특히 저녁때 같은 경우에는 등화 장치를 꼭 장착해 주행해야 한다고 알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반 차량 운전자들도 농촌 인근 도로를 지날 땐 속도를 줄이고, 방어 운전을 하는 게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