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4차선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가로지르는 자전거와 그대로 부딪힙니다.
핸드폰을 보며 역주행하던 자전거가 차를 들이받는가 하면 한적한 시골 도로에서 자전거 한 대가 갑자기 튀어나오기도 하는데요.
이 같은 자전거 사고는 날씨가 포근해지는 3월부터 늘기 시작해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5~6월까지 꾸준히 늘어납니다.
최근 3년간 자전거 사고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은 3만 5천여 명에 달하는데요.
특히 사고로 숨진 세 명 가운데 두 명은 65세 이상 노인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인지 능력과 운동 신경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박영희/경기도 성남시 : "젊었을 땐 안전에 대해서 걱정을 안 했는데 나이가 있으니까 균형 감각도 약간 떨어지고요."]
노인 자전거 운전자의 사망 사고가 많은 또 다른 이유는 안전모 등의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최종택/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안전교육부 교수 : "기존에 자전거를 타던 사람들은 안전모에 대한 중요성을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잘 타왔으니까 ‘나는 사고가 안 날 거야’ 하는 그런 자신감에서 안전모를 안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특히 여름에는 귀찮고, 땀도 나고 불편해서 안전모를 더 안 쓰는 경우도 많고요."]
만약 사고가 나더라도 안전모를 쓰고 있었다면 충격을 흡수해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데요.
자전거 사고 사망자 10명 가운데 9명은 안전모를 쓰고 있지 않았습니다.
자전거는 차체에 특별한 안전장치가 없고, 운전자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만큼 보호 장비 착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이 때문에 자전거를 탈 땐 안전모를 꼭 챙기고 공기압, 브레이크, 체인 등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또. 자전거를 탈 땐 휴대전화나 이어폰을 사용하지 말고 특히 음주 후에는 절대 타지 말아야 하는데요.
[최종택/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안전교육부 교수 :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하다 보면 가속도 많이 하고, 신호 위반하는 경우도 많고, 이런 경우에 또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요. 그리고 노인들이 자주 겪는 교통사고로는 차로에서 운전하다가 특히 야간에 전조등을 켜지 않는다든가, 후미등을 켜지 않았을 때 운전자들이 자전거 운전자를 인지하지 못해서 추돌하는 사고가 자주 나고요. 또는 골목길에서 갑자기 자전거 탄 사람이 급하게 교차로로 나오다가 차와 충돌해서 나는 사고도 있습니다."]
최근엔 지자체별로 사고를 줄이기 위해, 자전거 안전 교육을 하는 곳도 늘고 있는데요.
[강주생/서울시 강동구 바이크스쿨 강사 : "안전모 앞부분은 손마디 두 개가 들어갈 정도로 살짝 들어주고요. 뒤에 잠금장치를 꼭 돌려서 안전모가 흔들리지 않게 해주세요."]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구청이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하면 시민들을 위한 ‘자전거 교실’이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송상경/서울시 강동구 : "제가 자전거 타기 전에는 (도로)교통법이나 이런 걸 전혀 몰랐거든요. 그런데 (도로)교통법에 자전거 이동 방법에 대해 정확히 나와 있더라고요. 이제 평소 걸어 다닐 때도 그렇고 자전거 탈 때도 그렇고 교통법을 좀 더 지키게 되고, 잘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만약 차도에서 자동차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게 위험하다고 느끼는 노인층이라면 보도를 이용하는 게 낫습니다.
노인이나 어린이, 장애인 등은 보도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관련법에서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데요.
이때 자전거는 보도의 가운데에서 차도에 가까운 쪽으로 천천히 주행하면 됩니다.
만약 보행자 통행에 방해가 된다면 자전거를 일시 정지해 보행자를 보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