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햇살에 공원은 벌써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잔디 위에 돗자리를 깔고 눕거나, 삼삼오오 모여 여유를 만끽하는 모습인데요.
[정예별/서울시 동작구 : "날씨도 좋고, 미세먼지도 적고, 소풍 나오기 좋은 날씨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렇게 야외, 특히 풀밭에서 시간을 보낼 때는 진드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SFTS를 조심해야 합니다.
[김영근/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감염내과 교수 : "SFTS(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는 진드기가 유행하는 4월부터 11월 사이 많이 발생하고요. 주로 야외 활동을 하면서 진드기한테 물려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텃밭이라든가, 농사일하면서 또는 등산이나 야외 활동을 할 때 주의를 해야 합니다."]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을 옮기는 야생 진드기의 정식 명칭은 '작은소피참진드기'입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 진드기에게 물리면 6일에서 14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증세가 나타나고,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데요.
SFTS는 국내 첫 환자가 보고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6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300여 명이 목숨을 잃어 치사율도 18.7%에 이르는데요.
[김영근/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감염내과 교수 : "(SFTS 초기 증상은) 몸살이랑 비슷합니다. 머리가 매우 아프고, 근육통이 심하고 그다음에 설사, 복통 같은 게 생길 수 있고, 특히 열이 많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호흡 부전이라든가, 전신 패혈증 증상이 나타나면서 장기 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는 그런 질환입니다."]
보통 진드기는 우거진 풀숲이나 야산 등에 많다고 생각하지만 도심 공원이나 산책로 등 우리 주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대전 지역 산책로와 공원 등 10곳에서 8개월간 만 천여 마리의 진드기가 발견됐는데요.
이 가운데엔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도 검출됐습니다.
[서진우/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 수의연구사 : "대전시 진드기 팀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산책로와 공원을 선정해 1만여 마리의 진드기를 확인했는데요. SFTS는 감염돼도 치료제가 없고, 치사율도 매우 높은 질병이기 때문에 단 한 명의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조심해야 합니다."]
SFTS,‘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을 예방하는 제일 나은 방법은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는 겁니다.
야외에선 팔다리의 피부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입었던 옷과 사용한 돗자리는 깨끗이 세탁해 진드기의 서식을 막아야 하는데요.
풀밭이나 잔디 위에선 사람뿐 아니라 반려견도 진드기에게 물릴 수 있습니다.
국내 한 대학 연구팀이 SFTS로 의심되는 반려견 440여 마리의 혈액 표본을 조사해 봤더니 3.1%인 14마리에서 감염이 확인됐는데요.
[채준석/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반려견이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눈물이나 콧물, 타액 그리고 소변이나 대변 등으로 바이러스가 배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호자나 진료하는 수의사, 동물 보건사들이 밀접 접촉을 했을 때 사람한테 2차 감염이 될 수 있고, 일본에서는 수의사와 보호자가 감염돼 사망한 사례도 있습니다."]
반려견의 SFTS 감염을 예방하려면 산책 전엔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고, 풀숲이나 덤불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반려견의 몸에서 진드기가 발견됐다면 직접 떼려 하지 말고, 동물 병원을 찾는 게 안전한데요.
억지로 뜯어내다 진드기 사체 일부가 피부에 남게 되면 염증이나 또 다른 질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