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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6m 바람, 산불 확산 26배 빨라

2023.03.23 | 17:55

산 능선을 따라 쉴 새 없이 뿌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헬기가 연신 물을 뿌리지만, 불길을 잡기엔 역부족인데요.

 

이 산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축구장 230개 면적에 해당하는 산림 163헥타르가 불에 탔습니다.

 

이 밖에도 경북 상주, 전북 남원, 경남 하동 등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랐는데요.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작은 불씨도 큰불로 번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우진규/기상청 예보분석관 :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대기 상태는 점차 건조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강원 영동 등 우리나라 산지를 중심으로는 일시적으로 강한 서풍이 부는 시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과거 주로 봄에 집중됐던 산불은 기후 변화로 기온이 높아지고, 건조한 날이 늘면서 일 년 내내 위험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740건의 산불로 서울 면적의 40%에 해당하는 2만 4천여 헥타르의 산림이 피해를 봤는데요.

 

지난 10년 평균인 3천500여 헥타르와 비교해 7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권춘근/박사/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기후 변화와 산림 내 낙엽 등이 많아지면서 산불이 매년 늘어나는 산불의 연중화 경향을 보여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봄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풍속이 증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대기가 건조해지고, 지역에 따라 강풍이 부는 곳이 많아 대형 산불의 위험이 가장 큰 계절입니다."]

 

바람에 따라 불이 얼마나 빨리 타오르는지 알아본 실험 영상인데요.

 

바람이 없을 때, 낙엽이 모두 타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7분 15초.

 

하지만 초속 3m의 바람이 불자 1분 15초 만에 모두 탔습니다.

 

초속 6m의 강한 바람에선 불길이 번지는 시간이 26배나 더 빨랐는데요.

 

이처럼 산불은 건조한 날씨뿐 아니라 풍속에 따라 확산 속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산불은 대부분 작은 부주의에서 시작되는데요.

 

지난 10년간 산불이 일어난 원인을 살펴보면 산에 간 사람들이 실수로 불을 낸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논이나 밭, 쓰레기를 태우다 산불로 번진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이 때문에 산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등 어떠한 불도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허가 없이 논밭이나 각종 쓰레기를 태워선 안 되는데요.

 

이렇게 조심했어도 산불이 났다면 119나 112, 시·군·구에 즉시 신고해야 합니다.

 

초기의 작은 불은 나뭇가지 등으로 두드리거나 외투나 흙을 이용해 덮어서 끄면 되는데요.

 

하지만 바람이 강하면 갑자기 불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무리하게 불을 끄려고 시도하지 말고 신속히 대피해야 합니다.

 

[권춘근/박사/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주민 대피령이 발령되면 지시에 따라 침착하고 신속히 대피하되 장소는 산림에서 멀리 떨어진 논, 밭, 학교 등 공터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집 주변에 탈것들이 많고, 불이 가까워지고 있다면 집을 보호하기보다는 대피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산행 중에 산불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산 아래로 재빨리 대피하는 게 가장 첫 번째고요. 만약 대피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탈 수 있는 물질이 없는 산림 내 공터나 바위 등으로 대피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만약 주택가로 불이 번질 우려가 있다면 문과 창문을 닫고, 불이 쉽게 옮겨붙지 않도록 집 주위에 물을 뿌려 주는 게 좋은데요.

 

특히, 산에 인접한 지역에 사는 주민이라면 평소 대피로와 대피 장소 등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