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편 도심이 뿌연 먼지로 뒤덮였습니다.
환기가 끝나면 공기청정기를 켜거나 물걸레질해 집안에 들어온 먼지를 최대한 없애줘야 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겨울철 불청객, 미세먼지 때문인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거리에 나온 시민들도 평소보다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차세종/서울시 동작구 : "미세먼지가 있어도 (운동하느라) 참고 뛰는데 오늘이나 최근엔 미세먼지가 특히 많은 것 같아서 숨도 가빠지는 것 같고, 뛰고 나면 목도 칼칼해지는 느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재준/서울시 마포구 : "친구가 자전거 타자고 해서 같이 나왔습니다. 오늘 (미세먼지 때문에) 목도 좀 아프고, 눈이 따가워서 집에 빨리 들어가려고 합니다."]
실제로 환경부에서 집계한 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올 초 미세먼지 수치는 최근 3년 평균에 비해 43% 가까이 높았습니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에 대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가 그대로 쌓이고 있는 건데요.
[윤종민/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총괄예보관 : "1월 초에황사와 함께 국외 미세먼지가 (국내로) 같이 들어왔거든요. (국외에서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장기간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기압 배치 때문에 한반도내에서 해소가 늦어지는 바람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장기간 이어졌던 걸로 보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다고 우리 몸에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장 증상이 없다고 안심해선 안 되는데요.
미세먼지는 코를 통해 폐, 심장, 뇌 등 우리 몸속 어디로든 들어가 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한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보면 미세먼지는 혈액 세포에도 영향을 미쳐 뇌의 작은 혈관까지 손상을 입히는 걸로 밝혀졌는데요.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 늘어날 때마다 증상도 없는 뇌경색발생 위험이 20%씩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권형민/서울시 보라매병원 신경과 교수 : "미세먼지 입자의 종류는 ‘PM10’이라고 하는 10㎛짜리부터 1㎛ 정도의 작은 입자까지 다양합니다. 이 작은 입자들은 혈액세포에 직접 침투해서 뇌혈관까지 전달될 수 있습니다.작은 혈관에서 증상이 생기면 바깥으로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 무증상 뇌경색도 흔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가 심할 땐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습니다.
제대로 쓰는 것도 중요한데요.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되면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는데 소홀해진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마스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미세먼지에 얼마나 노출될 수 있는지 알아본 실험 영상인데요.
왼쪽은 마스크와 코 사이가 벌어진 경우, 오른쪽은 마스크가 코에 밀착된 경우입니다.
숨 쉬는 특수 마네킹에 미세먼지를 뿌려봤는데요.
30초 뒤, 마스크에 틈새가 있던 왼쪽 마네킹은 기도 역할을 하는 필터가 붉은색으로 짙게 변했습니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했을 때와 비교해 미세먼지가 3배 이상 몸속으로 들어간건데요.
[권형민/서울시 보라매병원 신경과 교수 : "미세먼지는 신체 여러장기에 다 영향을 끼칠 수가 있고요. 폐에서 증상이 일어나면 알레르기가 심해지거나, 소아 같은 경우는 폐 기능이 발달을 안 할 수 있죠. 그 다음에 심장 같은 데 영향을 끼치게 되면 심근경색이나 부정맥도 생길 수 있다고 알려져 있고, 그 외 관절염이 악화한다든가 여러 가지 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죠."]
실내에서도 미세먼지 관리가 필요한데요.
집에서 음식 조리나 청소 등을 했다면 오히려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바깥보다 더 높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인 날이라도 하루 세 번, 10분 정도씩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게 좋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