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지진해일] ② 일본 노토반도 강진과 동해 지진해일의 특성

2024.02.26 (15:52)


이호준 ㅣ KBS 재난방송전문위원, KIT밸리(주) 전문위원


1. 동해의 지진해일


일본은 태평양, 필리핀해, 오호츠크 및 아무리안 판 사이의 수렴 경계에 위치해 있다. 열도의 동쪽 해안과 남동 해안을 따라 태평양 및 필리핀해 판의 섭입이 각각 일본 해구와 난카이 트로프에서 일어나고 있다. 일본에 연한 동해의 전 해안을 따라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일련의 단층이 만들어졌으며, 1741년, 1833년, 1940년, 1964년, 1983년, 1993년의 지진해일은 이 경계를 따라 발생한 이벤트들이다. 동해에서 지진해일이 일어났던 역사적 기록을 보면 이들 해저 활성단층대로부터의 지진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며, 동해안에 진앙을 둔 대규모 지진에 따라 일어난 역사 기록이 남아 있다 (그림 1).


​그림 1. 동해의 지진해일 

 

일본 서해안을 진앙으로 발생하는 지진해일은 최근 수십 년 주기로 발생하고 있으며, 2024년 1월 1일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M7.6 지진은 1993년 북해도 남서 외해 지진해일 이후 동해의 첫 지진해일로 기록되고 있다. 동해의 활성단층대는 규모 7.0 이상의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이는 동시에 지진해일을 유발할 수 있는 리스크 또한 상존함을 의미한다. 즉, 일본 서해안 활성단층대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은 곧 우리나라 해안에 지진해일이 도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폐쇄된 전 해역으로 전파되는 지진해일 은 동해 내에서 고유한 전파 특성을 가지며, 연안에서의 피해 규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본고에서는 동해에서의 지진해일 전파에 관한 고유한 특성과, 2024년 1월 1일에 발생한 노토반도를 진앙으로 하는 규모 7.6의 강진에 따른 동해 각 연안에서의 지진해일을 수치모의한 결과로부터 그 특성을 설명하기로 한다.


1.1 지진해일을 일으키는 지진의 크기


지진해일의 주요 원인은 대규모 해저 지진이다. 지진은 지구 지각의 서로 다른 두 판 이 만나는 경계면에서 일어나며, 바닷속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진앙 인근 해저면이 깨지면서 변형이 발생한다. 역단층의 경우 그 변형은 주로 융기나 침강을 일으키는데, 진앙지 해저면상의 바닷물은 그에 따라 수직 방향으로 운동하게 된다. 이때 수직 상승 또는 하강한 물기둥 운동이 일으키는 현상을 지진해일이라 한다(그림 2). 지진 규모가 커질수록 진앙지 인근에서 변형이 일어나는 면적은 넓고, 수직 방향의 변형량도 커진다. 따라서 지진의 규모가 크고 진앙지 수심이 깊을수록 발생한 지진해일의 에너지는 커지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지진 규모 7.0 이상, 진앙지의 수심이 1,000m가 넘을 때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지진해일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규모 7.0의 지진이라면 약 1,000km x 50km 크기의 지반이 10m 상승함을 가정할 수 있고, 진앙지 수심이 1,000m라면, 1,000km x 50km x 1,000m의 물기둥이 10m 상승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거대한 물기둥의 운동에 따른 정수면에서의 위치에너지 변동은 운동에너지로 전환되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며 수십 km가 넘는 파장을 가진 강력한 지진해일이 대양으로 전파하게 된다.


그림 2. 해저 지진에 의한 지진해일의 발생

 

그런데 전술한 바와 같이 동해의 활성단층대에서는 규모 7.0 이상의 지진 발생 확률이 높으며, 활단층이 분포하는 지역의 수심이 1,000m가 넘기 때문에 어느 곳이든 대규모 지진해일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한다. 지진해일이 여타 바다의 파동과 다른 점은 파력에 있다. 바람이 해수면에 작용하여 일으키는 해일의 경우 바닷물의 이동은 해수면 인근에 국한되지만, 해저부터 해수면에 이르는 물기둥 전체의 운동을 동반하므로 지진해일이 갖는 에너지는 그와 비교하여 크다. 해안에서 70cm의 지진해일에 노출된 건장한 성인이 중심을 잃고 파도에 휩쓸리게 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림 3은 1962년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규모 9.2의 지진에 의한 지진해일이 해안에 내습하여 나무판 자가 자동차 타이어를 관통한 사례를 보여주는데, 해일이 갖는 압력은 탄환의 힘에 맞먹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3. 1962년 알라스카 지진해일 피해사진

 

1.2 동해에서의 렌즈 효과(Lens effect)


파원을 출발한 지진해일이 대양으로 전파될 때, 전파 속도는 수심이 깊을수록 빠르다. 장주기 파동인 지진해일의 전파 속도는 중력가속도에 수심을 곱한 값의 제곱근 (​9.8x수심(m))과 같다. 태평양을 건너는 지진해일의 경우 제트여객기가 태평양을 건너오는 속도와 유사하다. 또, 지진해일의 파장이 수백 km에 달하기 때문에 불과 수십회의 수직 운동만으로 태평양을 건널 수 있다. 1962년 칠레에서 발생한 규모 9.5의 지진에 의한 지진해일이 시속 파원을 출발하여 불과 수십회의 파동 운동만으로 에너지 손실 없이 일본 해안에 도달할 수 있었다. 동해에서의 지진해일의 거동 특성을 결정짓는 요인은 해저 지형에 있다. 동해의 수심 분포를 보면, 깊은 곳에서는 4,000m가 넘기 때문에 이와 유사한 속도로 전파된다. 그런데 동해 한가운데에는 대화퇴라는 천퇴가 위치한다. 대화퇴의 정상의 수심은 약 400m로 바닷속에 거대한 산이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대화퇴에서의 수심 변화는 동해를 횡단하는 지진해일의 전파 양상에 변화를 일으킨다. 진앙지를 출발한 지진해일이 대양으로 확산, 전파되는 과정에서 대화퇴를 만나게 되면 양측의 수심은 깊은 곳에서 4,000m로 신속히 전파되어 가지만, 대화퇴 중심에서는 속도가 느려져 결국은 파동이 굴절을 일으키고, 전파되는 파동을 공중에서 보면, 파동의 산, 즉 파봉(波峯)이 이루는 선은 마치 학이 날개를 접듯 대화퇴를 중심으로 굴절하며 접히게 된다. 결국 지진해일의 진행 방향의 반대쪽, 대화퇴의 배면에서 굴절된 두 파동이 중첩을 일으키며, 이곳에서의 파고는 진행되던 파동의 두 배가 된다. 결과적으로 파원을 떠난 해일은 대화퇴 배면에서 두 배의 파고를 만들어 해안에 다다르게 되며, 그 지점은 주변의 다른 해안에서보다 높은 해일을 일으키게 된다. 정리하면, 그림 4와 같이 동해에서는 진앙지와 대화퇴 중심을 연결하는 연장선 방향으로 강한 에너지가 전파되며, 그렇게 증폭된 해일 에너지가 도달한 지점에 높은 해일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이를 대화퇴에 의한 렌즈 효과(Lens effect)라 한다.



그림 4. 대화퇴의 렌즈 효과에 따른 지진해일의 굴절

 

대화퇴의 렌즈 효과에 의한 동해에서의 지진해일 전파 특성을 고려하면, 진앙이 일본 북부에 위치할 경우 동해안 남측에, 중부에 위치할 경우 동해안 중부에, 남부에 위치할 경우 북한지역으로 지진해일 에너지가 집중된다. 그 효과가 뚜렷이 나타난 사례가 1983년 아오모리 서측 외해에서 발생한 동해 중부 지진해일이다. 지진해일은 동해를 횡단하여 동해안 임원에 5.1m에 이르는 지진해일을 유발하여 큰 피해를 일으킨 바 있다 (국립방재연구소, 1998). 인근 지역의 평균 2~3m의 해일이 도달한 것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해일이 나타난 이유가 대화퇴의 렌즈 효과에 있다. 

 

 

그림 5. 1983 동해중부지진해일의 침수심(국립방재연구소, 1998)

1.3 주향각에 따른 전파 방향의 변화

진앙지로부터 지진해일이 전파되는 방향은 단층 운동의 주향각(strike angle)에 의해 달라진다. 지진에 의해 지반에 변형이 일어나는 전체 면적을 직사각형으로 나타내었을 때, 진앙을 중심으로 직사각형의 장변이 북측과 이루는 각도를 주향각이라 한다. 지진해일이 주로 전파되는 방향은 이 직사각형의 장변에 직각 방향이다. 또, 동해에서 단층 운동이 일어나는 직사각형의 장변은 대체로 해안선에 평행하게 분포한다. 해안선의 직각 방향으로 해일 에너지가 전파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동해 어느 지점을 향해 강한 에너지가 방출되는지 알 수 있다. 즉, 그림 6과 같이 진앙이 위치한 해안선의 직각 방향으로 많은 에너지가 방출되며 이를 지진해일의 “beaming”이라고 한다. 또한, 이 현상이 대화퇴의 렌즈 효과와 맞물려 러시아 및 북한, 우리나라 동해안의 특정 지점에 강한 에너지 집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지진해일 에너지가 집중되는 곳을 수치모의 없이도 추측할 수 있다.


              
 그림 6. 주향각에 따른 전파방향

        
 

그림 7. 단층 위치에 따른 에너지

 

1.4 단층의 연안 거리에 따른 에너지 방출 특성


전술한 바와 같이 진앙지를 중심으로 단층 변형은 직사각형 형상으로 모식화할 수 있는데, 진앙이 해안에 가까울수록 지진해일 에너지는 해안 방향으로 굴절되고 집중된다. 반면에 진앙이 해안에서 먼바다에 위치할수록 많은 양의 지진해일 에너지가 해양으로 방출되고, 우리나라와 북한, 러시아 연안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커진다(그림 7).


2. 동해에서의 최대급 가상 지진해일​

 
동해의 활성단층은 아직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남북 방향으로 해안을 따라 길게 분포하는 단층 곳곳에서 과거에 발생한 해저 지진은 지진해일을 유발해 왔다. 즉, 그림 1의 지진해일은 과거 해저 지진이 발생한 흔적들로, 수백 년 넘는 주기로 발생하는 지진이므로 이전에 지진이 발생한 곳에서는 다시 같은 지진이 발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수백 년 이상의 오랜 기간 에너지가 응축된 곳이라면 가까운 미래에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이를 지진 공백역(seismic gap)이라고 한다. 일본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2016)는 동해 활성단층대의 지진 공백역에서 향후 지진 발생 확률이 높고 예상 규모가 큰 곳으로 사도시마 북부 해역을 들고 있다(그림 8). 그에 따르면 이 해역에서 발생이 예상되는 지진의 규모는 약 7.8로 동해에 잠재된 최대급 지진에 해당한다. 이곳에서의 지진 발생 평균 주기는 약 500년 ~ 100년이며 향후 50년 이내 발생 확률이 5~10%에 달한다. 인근 해역에서 이미 1833년 쇼나이 지진과 1964년 니이가타 지진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진앙과 단층역은 연안에서 먼 해양 쪽으로 치우칠 것으로 보이며, 해안선의 방향을 주향각으로 가정할 경우 북으로부터 약 5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그림 8. 동해 지진공백역의 가상 지진(일본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 2016)

이 지진이 발생할 경우 동해에 접한 모든 해안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가상하여 수치모의를 통해 재현한 결과를 그림 9에 제시하였다. 지진해일의 전파 시간 (그림 9의 좌측)을 보면 한국 동해안에는 지진 발생 약 100분 후 지진해일이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최대 파고는 동해 전역에서 약 3 ~ 4m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진앙에 가까운 일본 연안에 10m가 넘는 해일이 예상되며, 북한 연안에는 5m에 달하는 해일이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9의 우측). 북한 연안에 높은 해일이 예상되는 이유는 앞서 설명한 진앙 위치와 대화퇴의 위치 관계로 설명된다. 진앙이 동해 활성단층대의 남측에 위치하며 대화퇴에 의한 렌즈 효과에 의해 대량의 에너지가 북한 연안으로 집중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렌즈 효과의 중심을 벗어났다 할지라도, 우리나라 해안에도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해일이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화퇴 렌즈 효과로 동해 중심을 크게 좌선회하는 동해안의 북측으로부터 남하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3m가 넘는 지진해일이면, 연안 부락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해일에 직접 노출될 경우 치명적인 인명피해가 불가피하며, 선박, 자동차, 연안의 목조와 조적의 취약 건축물에 피해가 예상된다.


 

그림 9. 사도시마 북부지진에 의한 지진해일 예상도
​(좌 : 도달 시간, 우 : 최대 파고)

3. 2024.1.1. 노토반도 지진해일​​

3.1 노토반도 지진과 지진해일


2024년 1월 1일 16시 10분 (UTC),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 위치한 스즈 북서쪽 7km 지점에서 M7.6 지진이 발생했다. 역단층 지진으로 최대 JMA진도는 7, 수정 메르 칼리 진도 IX의 진동을 동반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 지진을 2024년 노토반도 지진이라고 공식 명칭을 밝혔다. 이 지진은 2011년 도호쿠 대지진 이후 일본 최초의 대지진해일 경보로 이어졌다. 노토반도의 북동쪽 끝에서 발생한 지진의 이력을 보면 가장 최근 2023년 5월에 발생 한 Mw 6.3의 지진이 있었다. 금번 2024년 1월 1일의 지진은 1993년 이후 동해에서 일어난 가장 강력한 지진이었으며, 1885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노토반도를 강타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기도 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 지진의 순간 Mw 7.5, 진원 깊이가 10km(6.2마일)임을 보고했으며, 일본 기상청은 M7.6으로 발표했다. 이는 적어도 1885년 이후 이시카와를 강타한 가장 큰 지진이었고 2011년 도호쿠 지진과 지진해일 이후 일본 본토를 강타한 가장 큰 지진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진 4분 전에 규모 5.5의 전진이 발생했고, 9분 후에 규모 6.2의 여진이 발생했다. 진앙을 중심으로 100km 이내 지역에서 1,200회 이상의 여진이 기록되었으며, 그중 최소 7회의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 있었다. 홋카이도에서 나가사키에 이르는 일본 서부 해안의 대부분 지역은 지진이 발생한 후 즉시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었으며 이시카와, 니가타, 도야마, 야마가타 현에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 지진은 2011년 도호쿠 지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지진해일 경보를 발령했다. 대피 명령으로 이시카와현 와지마에 있는 일본 항공 자위대 기지에서 대피하는 1,000명의 피난민과 함께 62,000명에 전달되었다. 그런데, 발령된 대지진해일 경보는 이후 지진 발생 약 4시간 후인 20시 30분에 지진해일 경보로 하향 조정되었고, 이후 다시 주의보로 하향 조정되었으며, 결국 지진 발생 약 18시간 후인 1월 2일 10시 1분에 해제되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지진 직후 쓰나미가 발생해 진앙 인근의 스즈(珠洲)시에는 약 1분 이내, 나나오(七尾)시에는 약 2분 이내, 도야마(富山)시에는 약 5분 이내로 해안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0). 도쿄대학 지진연구소가 노토반도 북부에서 현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카(志賀)쬬 아카사키(赤碕)항에서는 해안에 도달한 지진해일이 육지에 쳐올라 약 4.7미터까지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어항의 창고 벽에 남겨진 해일의 흔적으로 추정한 것으로, 이 어항에서는 지진 피해 외에도 해일에 의한 항구 시설 등에 피해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지진해일 도달 시간이 극히 빨랐던 이유는 지진 단층이 연안에서 가까웠기 때문이다. 토호쿠 대학 이마무라 교수는 동해 연안에서 일어나는 지진해일은 태평양 측에 비해 도달 시간이 빠른 경향이 있어 앞으로도 특별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노토반도 지진은 진원에 가까운 이시카와 현의 노토 지방뿐만 아니라 진원에서 떨어진 도야마 시에도 지진 발생 후 불과 3분 후에 지진해일의 제1파가 도달했다.


 

그림 10. 노토반도 각지의 지진해일 도달 시각(요미우리신문, 2024)

한편, 토야마(富山)만에서는 지진 발생과 거의 동시에 해저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도 판명되었다. 통상적으로 지진해일 전파 속도를 고려하면 도야마시에 지진해일의 도달은 더 늦어졌어야 하는데, 이는 지진 직후 해일이 관측됐기 때문이다. 추오(中央)대학 아리카와 타로(有川太郎)교수가 현지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지진해일 수치모의를 실시한 결과, 진원 부근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이 도야마시에 도달하려면 20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로써 도야마만에 지진 과거의 동시에 지진해일이 도달한 이유로 국지적인 산사태에 의한 지진해일의 발생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도야마만의 해저에서 경사면의 일부가 깊이 40미터에 걸쳐 붕괴하고 있었던 것이 해상보안청의 조사로 밝혀져, 그는 해저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해일이 밀어닥친 것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조사 결과로 지적하고 있다. 노토반도 지진의 진원에서 떨어진 도야마시에 약 3분 만에 쓰나미가 도달한 요인을 해명하는 단서도 될 것으로 주목된다. 도야마만은 최대 수심 800미터 정도의 해저 분지가 향해 육지 쪽에 서 급격히 깊어져 있어 경사면의 경사가 급하고 무너지기 쉽다는 것으로, 2007년의 노토반도 지진에서도 도야마만에서 “해저 산사태'에 의한 해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아리카와 교수는 노토 지방에서는 지금도 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지진에 의해서 해저 경사 붕괴가 발생해, 해일이 올 가능성이 있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진해일은 동해에 연한 러시아 북한 및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상청은 지진해일 발생 직후 동해안에 0.5m 미만의 지진해일이 내습할 것을 예측하였다. 진앙이 노토반도에 위치하고 있으나, 지진 규모가 7.6에 달하는 연직 방향 운동이 강한 역단층이며, 지반 변형을 일으킨 진앙 인근의 수심 역시 노토반도 해안으로부터 급격히 낮아져 1,000m에 이르러, 지진해일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지진해일의 초기 파형이 형성될 단층 운동이 1983년 또는 1993년 기존에 동해에서 일어난 지진해일과 비교하여 해안에 접하여 일어났기 때문에 기존 지진해일만큼의 대량의 해수의 운동을 일으킬 조건에는 이르지 못했으며, 대양으로 방출되는 해일 에너지 역시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해안을 따라 길고 평행하게 일어난 단층의 주향을 고려하면, 일반적으로 주향에 직각인 방향으로 강한 에너지가 방출되는 “beaming” 현상에 따라, 동해 중심을 향해 북서측으로 강한 에너지가 전파되었을 것이며, 그 영향권 내에 있는 우리나라 동해안, 북한의 동해안 및 러시아 해안 곳곳에 지진해일의 영향이 미칠 수 있었다. 노토반도 지진해일 발생 후 기상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동해안에 최초 도달한 관측 시각을 보면 오후 6시 1분에 남항진, 6시 6분에 묵호항, 6시 10분에 속초, 6시 15분 임원, 6시 52분 후포에 도착한 것으로 관측되었다. 또한 지진해일에 의한 최대 수위 상승은 남항진 28cm, 속초항 45cm, 후포 66cm, 임원 33cm, 후포에 66cm의 지진해일이 나타났으며, 이번 지진해일에 의한 동해안에서 가장 높은 해일은 묵호항에서 85cm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1. 2024.1.1. 지진해일의 최초 도달 시각과 최대높이의 관측치

3.2 노토반도 지진에 의한 지진해일 시뮬레이션

지진해일의 발생과 전파, 해안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진해일 수치모의 기법이 활용된다. 지진에 따른 해저 지형의 융기와 침강에 대한 수직 방향 변위를 진앙지 해수면 위에 재현하여 장주기파의 거동을 설명하는 지배 방정식을 사용한 지진해일 수치해석 모형을 적용함으로써, 동해에서의 지진해일의 영향을 알아볼 수 있다.
그림 11. 2024.1.1. 노토반도 지진의 진도 분포(USGS, 2024)​
그림 12. 2024.1.1. 노토반도지진의 유한 단층면 투영도(USGS, 2024)

지진해일의 초기파형을 산정하기 위해 그림 11, 12의 USGS가 제시한 단층면의 형상을 두 개의 직사각형으로 가정하였다. 일본 토목학회가 제시한 초기파형 산정을 위한 단층 파라미터 선정 방법(일본 토목학회, 2022)을 이용하여 스케일링 법칙을 통해 지진 규모로부터 단층의 길이와 폭 및 수직 방향 변위량을 결정했다. 단층면이 해안선과 평행함을 가정하여 주향을 결정했고, 활단층 내 경사각이나 슬립 각은 인근 지역의 값을 사용했다. 계산된 단층 형상대로 지진해일 초기파형을 재현한 결과는 그림 13과 같다. 길이 80km와 폭이 26km와 18km인 두 단층면에서 산정된 해수면의 최대 상승치는 각각 2.5m 및 0.2m로 나타났다.

 

 

그림 13. 2024.1.1. 노토반도 지진에 의한 지진해일의 초기파형



그림 14. 동해에서의 2024.1.1. 지진해일의 전파 도달 분포

지진에 의한 해수면의 변동은 승강운동을 반복하며 동해 전역으로 전파되는데, 수치 해석을 통해 진앙지를 떠난 해일의 첫 파동이 전파되는 양상을 추적하여 첫 도달 시간을 알 수 있다. 수치해석에서는 동해 내에서 지진해일에 의한 5cm의 해수면 상승이 처음 나타난 시각을 추적하였고, 이를 지진해일의 도달 시각으로 정의하여 산정된 결과를 그림 14에 제시하였다. 지진해일의 전파 양상을 보면 노토반도와 사도시마 사이에 초기파형을 형성하고, 진앙을 출발한 지진해일은 단층 주향의 직각인 북서 방향으로 전파되고 있으며, 4,000m에 달하는 대양에서 시속 약 700km의 속도로 전파된다. 파동의 선단이 대화퇴와 만나는 시점은 지진 발생 후 약 40분경이며, 대화퇴에서의 수심 변화는 전파 도중 대화퇴를 만난 지점에서 굴절되어 서측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대화퇴 동측에서 북측, 서측과 북측에 이르는 수심이 깊은 지역에서 지진해일은 고속으로 선회한다. 그리고, 대화퇴 중심부에서는 파동의 전파가 지체되면서 진앙과 대화퇴 중심을 연결하는 배면에서 대화퇴를 선회하던 두 파동이 만나게 되며, 이곳에서의 파고가 두 배가 됨을 짐작할 수 있다. 또, 대화퇴 남측 방향으로 길게 발달한 천퇴 역시 지진해일 전파속도를 늦추게 되어 파동의 진행 방향은 전체적으로 서측으로 굴절하게 된다. 결국 동해 중심부에서의 수심 변화에 따른 지진해일의 굴절로 북한 지역으로 강한 에너지가 집중됨을 짐작할 수 있으며, 그 결과는 수치모의를 통해 얻은 동해 각 지점에서의 최고수위 분포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림 15. 동해에서의 2024.1.1. 지진해일의 최고수위 분포

그림 15는 0~1m 범위의 지진해일의 최고수위 분포를 컬러 변화로 나타내었으며, 점선은 수심 2,000m 등심선을 나타낸다. 진앙을 떠나 동해 중심부를 향해 강하게 에너지가 방출되지만, 대화퇴를 만나 굴절된 파동은 천퇴의 배면에서 두 배가 되어 북한과 러시아에 집중되는 것을 알 수 있다(그림 15의 ①). 우리나라에 미치는 지진해일의 영향으로 대화퇴 남단을 좌로 크게 선회한 에너지가 동해안의 중부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 15의 ②). 동해 중부지역에 K자 형태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심을 갖는 지역으로 해일 에너지가 집중되며 그로 인해서도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량의 에너지가 집중되는 북한, 러시아 지역의 모든 해안에 전체적으로 높은 수위를 보이는 것과 비교하여, 우리나라 동해안에는 특히 중부지역에만 높은 수위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동해안 검조 기록소에서의 지진해일 최초 도달 시각과 계산된 값을 비교하여 표 2에 제시했다. 지진해일에 의해 5cm의 수면 변위가 최초로 나타난 시점을 최초 도달 시각으로 가정하고 관측치와 계산치를 비교한 결과, 남항진, 묵호, 속초는 모두 1분 정도의 오차를 보였고, 임원은 3분, 후포는 29분의 오차를 보였다.

표 2. 2024.1.1. 지진해일의 최초 도달 시각과 최대높이의 수치모의

 

또한 각 지점에서의 최대높이 발생 시각과 계산치를 비교했다. 유사한 시간대에 최대 높이 값이 나타났으며, 높이는 다소간의 차이를 보였다. 차이를 유발한 이유를 들자면, 먼저 선형 방정식을 사용한 수치 모형은 천해역에서의 파동의 천수효과를 충분히 재현할 수 없음과 약 1km의 격자 간격을 가진 유한차분모형은 검조기록소가 위치하는 항 시설을 충분히 재현할 수 없음을 들 수 있다. 금번 85cm의 지진해일이 내습하여 큰 이슈가 되었던 묵호항의 경우 남측의 항 입구로부터 가장 깊은 곳까지 폭 400m, 길이 1.5km로 남북방향으로 긴 형상을 갖는다. 장주 기성 파동인 지진해일은 항 남단의 입구로 진입하여 긴 파장만큼 해수를 항 내부로 밀어 올렸을 것이고, 외부로 배출이 되지 않은 해수가 항 밖으로 배출되기 전에 다음 파동이 진입하여 중첩되는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후포의 경우도 유사하게 항 형상에 따른 이유로 높은 해일이 나타났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1km 격자 간격을 가진 수치모형에서 항의 형상은 고려되지는 못했다. 임원과 속초에서의 수위 분포의 오차는 수심이 낮아짐에 따라 에너지가 집중되는 지역에 동시에 일어나야 하는 해저 마찰에 의한 에너지 감소의 영향이 고려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추후 연구를 통해 비선형 상세 수치 모형을 이용하여 지진해일의 거동을 모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4. 재해의 관점에서 본 동해 지진해일의 시사점


동해는 지중해적 성격을 가진 폐쇄된 해역이다. 그리고 그 동측에 대륙의 활단층을 가지고 있으며, 중심부에는 대화퇴라는 거대한 해중산이 위치하고 있다. 지진해일은 장 주기성 파동으로 전파되는 경로상의 해저 지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런 측면에서 동해는 지진해일의 전파에 대한 복잡한 현상들이 포함된 해역이다. 동해 활단층상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규모 7.0 이상의 강진일 확률이 높아 이 해역의 지진은 대개 지진해일을 동반한다는 점, 가까운 미래에 지진 공백역에서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대두된다는 점 대화퇴가 전파되는 지진해일의 방향과 에너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그리고 동해를 둘러싼 모든 연안이 지진해일 재해를 유발할 수 있는 대상 지역이 된다는 점에서 자주 발생하지 않더라고 동해에서의 지진해일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충분하다.

 

본고에서는 동해에서 지진해일의 발생과 전파에 관한 특성을 소개하였으며, 지진 공백역에서의 대규모 지진 그리고 2024년 1월 1일 노토반도 지진에 의한 지진해일을 수치모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그 특성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선형 방정식을 이용한 간략한 수치 모형을 통한 정성, 정량적 해석만으로도 지진해일 리스크에 대처하기 위한 정 책의 설계와 이행을 위한 근거는 부족하지 않다. 동해에서 지진해일 거동에 대한 특성과 간략 정량 해석 기술만으로 지진해일 현상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동해에서의 지진해일 전파 특성에 대한 공통적인 원리들이 설명될 수 있었다. 중요한 일은 여기서 나아가 재해 문제를 다루게 되면 지진해일 현상에 대한 공학적 해석으로 모든 연구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지진해일이 내습했을 때, 연안 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피해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해석되거나 이해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상적이지 않은 현상이니만큼 사회가 감당하지 못할 이례적 현상을 맞이했을 때 이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일지, 저빈도 재해에 대한 경제적 투자와 대책 이행을 위한 동기가 무엇일지를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진앙지를 출발하여 한국 동해안에 도착하는 1시간 30분의 시간 동안 치명적인 파괴력에 의한 인명 손실과 재산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대규모 지진해일로 도시와 사회의 기능이 중단되었을 때 발생하는 2차적인 피해의 제어와 차단 또한 중요하다. 그러한 재해 문제에 대해 평소 준비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되짚을 필요가 있으며, 지진해일 해석 결과를 바탕으로 지진해일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가 어떤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동해 활성단층의 지진 공백역에서 예상되는 대규모 지진해일은 이미 고도로 발달한 우리 사회에 남겨진 미지의 과제이다. 지진해일 내습이 주는 사회의 비선형적, 복합적 영향을 제어하기 위한 끝없는 노력이 시작될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참고문헌


  • USGS(2024) “M 7.5 - 2024 Noto Peninsula, Japan Earthquake”
  • 국립방재연구소(1998) “동해안에서의 쯔나미 위험도 평가”
  • 요미우리신문(2024) “노토반도지진의 1분후, 스즈에 지진해일 제 1파가 도달, 토호쿠대 분석 - 동해 연안은 빠르게 도달하는 경향”(2024.1.2.)
  • 일본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2016) 전국지진동예측지도(in Japanese)
  • 일본 토목학회(2016) “원자력발전소의 지진해일 평가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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