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유독 올여름 자연재난이 걱정되는 이유

2022.06.21 (15:28)

 

전 지구적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만 해도 평균 278ppm에 지나지 않았으나 2020년 413ppm으로 약 49% 정도 증가하였다. 높아진 이산화탄소 농도는 온실가스 역할을 하여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해수면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고 전 지구적으로 가뭄과 홍수, 폭염과 산불, 태풍과 산사태 등 자연재난의 위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 올여름 ‘라니냐’, 역대급으로 강해져  

 

그런데 올여름에는 한 가지 변수가 더 추가되었다. 호주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해역 등을 포함한 북서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상승하는 라니냐(La Nina)가 올여름에 절정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시작된 라니냐는 2021년을 거치면서 점점 강해지더니 올해 들어서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이어진 역대급 라니냐 수준으로 급격하게 강해지고 있다. 

 

 

출처: NOAA(미 해양대기청)


역대급 라니냐가 맹위를 떨치던 2010년 광화문 광장이 침수되고 강력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 곤파스가 한반도를 휩쓸었으며 2011년 긴 장마 중에 쏟아진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리고 2012년에는 역대급 강풍을 동반한 태풍 볼라벤이 큰 피해를 입혔다. 재해연보에 따르면 라니냐 3년 동안 호우에 의한 피해액이 7천억 원을 넘겼으며 태풍에 의한 피해액은 무려 1조 3천억 원이 넘었다. 이번 라니냐가 시작된 2020년 여름에는 임진강이 가까스로 범람 위기를 넘겼으며 섬진강이 범람하여 큰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산사태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되기도 하였다. 다행히 2021년에 우리나라는 자연재난이 적었으나 중국과 일본은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컸다.


■ 높아지는 해수면 온도, 폭우와 태풍 피해 우려

그러나 올해 2022년은 벌써 심상치 않은 상황이 감지되고 있다. 라니냐 수준을 판단하는 *남방진동지수(SOI)가 4월 들어 22.6으로 치솟으며 최근 들어 2000년 이후로 가장 높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삼면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의 해수면 온도도 기록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해수면 증발량이 많아져 구름 속에 물 폭탄을 싣고 떠다니는 격이다. 과거 라니냐 기간을 되돌아볼 때 특히 국지성 폭우와 산사태 그리고 강력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의 피해가 올해도 크게 우려된다. 6월 초 중국 광시성에 하루 600mm 가까이 폭우가 쏟아졌고 이재민도 1만 명이 넘었다는 기사가 예사롭지 않다. 반대로 비가 내리지 않는 기간에는 한증막처럼 고온다습한 여름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6월 초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중국에 폭우가 쏟아졌다.      출처: 중국국제텔레비전(CGTN)


■ 새정부 들어 처음 맞는 여름, ‘재난안전관리체계’ 시험대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올여름은 우리나라의 재난안전관리체계를 시험하는 혹독한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 중에 선진화된 재난안전관리체계 구축을 제시하고 있다. 태풍이 불어오고 폭우가 쏟아지는 자연재난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인명 피해를 예방하고 재산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재난 대비 활동에 힘을 쏟아야 할 때이다. 정부는 재난안전관리체계를 서둘러 점검 및 가동하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재난 대비 홍보와 교육 등 올여름에 닥쳐올 자연재난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이다. 


*남방진동지수(SOI) : 동태평양과 서태평양 사이의 기압 차이가 시소를 타듯 진동하는 패턴을 말한다. SOI 지수가 양(+)의 값을 가지면 라니냐, 음(-)의 값을 가지면 엘니뇨 시기에 해당된다.



장석환 KBS재난방송 전문위원(대진대학교 건설환경학부 교수·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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